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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트럼프 탄핵안 가결…"사상 3번째" 불명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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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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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 탄핵소추안 가결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상원에서 부결돼 대통령직을 잃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여론 풍향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지지자 결집에 중도층의 민심을 얻게 될 지, 역풍이 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가 문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오후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의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 결과 재적의원 431명 중 찬성표가 과반수인 216표를 넘겨 가결됐다.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해선 현재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 됐다. 첫번째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재임 중인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존슨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 모두 재선 이후 하원 탄핵을 당했지만 상원에서 부결돼 실제 탄핵되진 않았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에 휘말렸다가 하원의 탄핵 표결 직전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며 1월 초부터 탄핵심판이 실시된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관의 주재하에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검사 역할을 하고 증인 심문ㆍ증거 조사 등을 거쳐 배심원단(상원의원 100명) 표결을 거쳐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의결정족수가 3분의2인 상황에서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53석)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부결이 예상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다이애나 디기트 하원의원을 탄핵소추위원단장에 지명했다.


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오전 9시30분쯤 탄핵소추안 표결 절차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정오부터 약 6시간이 넘게 탄핵 찬반 토론을 벌였다. 오전 한때 공화당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회의 분위기가 경직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권력 남용, 의회 방해 혐의로 탄핵 대상이 됐다. 미 하원은 지난 9월24일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한 후 2달여에 걸친 비공개, 공개 청문회를 통해 증인 심문을 한 후 지난달 31일 정보위원회 탄핵조사 보고서 작성을 마쳤고, 이후 법사위원회가 탄핵소추안을 만들어 의결한 후 본회의에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자신의 대통령 직위를 이용해 4억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ㆍ백악관 정상회담 등을 대가로 내년 미국 대선에서의 잠재적 라이벌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부패 혐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의회의 탄핵 조사 과정에서 행정부 각료ㆍ백악관 참모 등의 증언과 자료 제출을 금지해 방해한 혐의도 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등 공직자의 탄핵 사유로 반역죄, 뇌물죄와 중범죄ㆍ비행 등을 규정하고 있는 데, 하원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중범죄ㆍ비행에 해당된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 싼 미국 내 여론은 양분돼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탄핵 찬성 여론이 소폭 높긴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의 호조로 경제 분야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미 의회 바깥에선 수십명의 시위대가 표결 결과를 기다리면서 시위를 벌였다. 탄핵에 찬성하는 한 시위대는 산타 복장을 한 채 썰매처럼 꾸민 외바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고, 인근에선 다른 시위대들이 "탄핵 선물을 달라", "내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것은 의회의 탄핵 뿐"이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 중 일부도 주변에서 "당신들은 세뇌됐다"고 비난하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는 등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탄핵 표결이 이뤄지던 시각 미시간주 배틀 크릭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하는 등 무관심한 듯 행동했다.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평상시와 달리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명의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6쪽짜리 장문의 '분노의 편지'가 동봉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에만 47회 이상 트윗을 날리며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트윗에서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 우리는 대통령이 해임되어야 필요가 있는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상원이 유죄를 선고하지 않고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합리적인 가능성이 없다면 대통령이 해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렇다면 하원은 애초에 대통령을 탄핵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지금의 이런 새로운 기준대로라면 이후 모든 대통령들이 탄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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