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불공정거래 '채찍' 늘리고, 상생협력 '당근' 더 준다
당·정·청 '대·중소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대책' 발표
중기중앙회에 납품대금조정신청 조정협의권 부여하고 신청 범위 확대
대기업 자료제출 거부 못하도록 하도급법·상생협력법에 규정 마련
상생결제 도입 확대, 수·위탁거래 실태조사 확대 등
제로페이 활성화 위해 공공기관 업무추진비 우선 집행하기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간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 발표식'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부애리 기자] 당정청이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에 제재를 강화하는 '채찍'과 상생협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당근'을 내놨다. 납품 단가 조정 신청 대상과 범위를 넓히고 영업비밀로 자료제출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국회에서 을지로 민생현안회의를 열고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대책'을 발표했다. 당정은 ▲거래공정화 기반 구축 ▲대·중소기업 간 협력관계 증진 ▲상생형 프로그램 발굴·확산 ▲시장감시 강화를 목표로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에 발표한 정책 중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내년 중, 하위 규정은 내년 상반기 개정을 목표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납품대금 조정신청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조정협의권을 부여한다. 납품대금 조정신청제도는 수급사업자(하청업체)가 원가 변동으로 납품 대금을 조정을 신청하면 원사업자(원청업체)가 10일 내 협의를 시작하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공급원가 하락을 전제로 단가 인하 계약을 맺었는데 예상과 달리 원가가 하락하지 않아도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개선한다. 협의 대상 사업자 범위도 매출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에서 전체 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지난 8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의 후속 조치로 '담합'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 범위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구제하는 대책도 보완한다. 소송과정에서 대기업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도급법·상생협력법에 소송 관련 규정도 마련한다. 수·위탁거래 정기 실태조사 대상에 가맹본부와 공기업을 포함시키고, 2차 이하 협력사들의 불공정 행위 감시도 강화한다.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불공정행위에 대해 중기부가 조사·조정을 수행한다.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를 도입한 기업에게는 수위탁거래 정기 실태조사를 면제하고 벌점을 경감해주기로 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중소기업의 애로가 큰 납품단가 문제는 동등한 협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납품대금 조정신청권 확대는 협상력 제고에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제를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에 도입해 피해사업자 권리 구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전체기업의 0.3%인 대기업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가져가고 중소기업은 3분의 1도 못 가져가는 등 대·중소기업의 격차가 역대 최대" 라며 "중기중앙회에 납품단가 조정신청권을 준 것은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담합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 범위를 구체화하기로 했는데 공정위원장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간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 발표식'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협력사에게 현금 지급을 보장하는 '상생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1차 협력사가 도입하면 동반성장평가를 우대해주기로 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이 공공기관과 직접 계약을 맺고 대기업이 하청업체로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제도'도 2020년부터 시행한다.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출입국 우대카드 등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상생협력기금 세액공제(10%) 혜택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상생협약을 맺은 업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이행실태를 점검하는 '상생협력지원센터' 등도 운영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정위의 조사체계, 중기부의 지원, 대·중소기업 당사자간 상생협력 등이 어우러질 때 거래 문화가 선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중기중앙회가 납품단가 협상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납품단가 제값받기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당정의 면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며, 중소기업계도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통한 혁신성장과 경제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정청은 이날 제로페이(간편결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우선 집행하고 특근매식비 등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과 제로페이 연계를 완료하고 2021년부터 전체 학교에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제로페이 가맹점에 모바일 표준 QR코드의 사용을 확대하고 지방정부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제로페이 사용실적을 반영한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지침 개정도 내년 3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추진비·행사운영비 등을 운영을 제로페이로 집행하는 방안을 검하기로 했다"며 "제로페이 집행 확산을 위해 평가지표를 반영할 수 있도록 2022년까지 기재부와 행안부가 지표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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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국토부는 배송종사자나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에 대한 부당비용청구, 수수료 기준을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안을 마련했다. 이르면 2월 초 카카오모빌리티, 배달의민족 등과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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