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지역에 미래 유니콘 기업 키운다

강원랜드·중진공 등 '넥스트 유니콘' 선발 공모
공개 오디션 통해 3곳 선발해 10억씩 지원
지자체 보조금·물류비, 중진공 투·융자도 지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폐광 지역에 차세대 유니콘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3일 강원랜드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대ㆍ중소기업ㆍ농어업협력재단은 청년 창업기업을 폐광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게 지원하는 '2019 넥스트 유니콘 선발 공모'를 시작했다.

넥스트 유니콘 기업 3곳에게는 기업당 10억원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강원랜드가 협력재단에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 출연한 30억원을 기업 이전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최대 7년에 걸쳐 21개 기업을 선발할 계획이다.공모 대상은 중진공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기업 또는 졸업생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2020년까지 강원도 정선ㆍ태백ㆍ영월ㆍ삼척으로 본사나 공장, 연구소 중 한 곳을 이전하거나 신설하고 5년 이상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다만 금융ㆍ보험업이나 부동산업, 숙박ㆍ음식점업, 개인서비스업의 경우 지원 제외 대상 업종이다.

넥스트 유니콘 선발은 중진공이 담당한다. 모집 기업 선발 과정에서는 오디션도 포함돼있다. 서류 접수 후 2박3일에 걸친 1차 본선, 현장실사 후 1박2일간 2차 본선을 진행한 후 결선을 거쳐 넥스트 유니콘 기업 3곳과 지자체 특별상 기업(최대 4곳)을 선발한다. 넥스트 유니콘 기업에게는 중진공이 정책자금 투ㆍ융자를 연계해주고 지자체들은 근로자 숙소 임차보증금과 물류비용 등을 지원해준다. 정선군의 경우 부지매입보조금과 본사이전보조금, 고용보조금, 물류 보조금 등 폐광지역진흥지구 투자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자금이나 인력, 지원기관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어 비수도권 지역의 스타트업들은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수도권이나 주요 거점도시에서 청년창업지원기관을 설립해 기업들을 지원한 사례는 많았지만 농어촌 이전을 장려해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드문 케이스다. 유망 창업기업을 폐광지역으로 이전시켜 지역에 뿌리를 내리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성공한다면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영아 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전담팀 교수는 "기업의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지 않은 경우, 강원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해당 지역에서 사업 확대를 준비하는 곳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향후 유사한 기업들이 이전해오면 자생적으로 돌아가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되고 지자체들과 협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는 "혁신성장유망기업과 지역경제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협력기관들과 지속적인 토론과 협의를 거쳐 왔다"며 "폐광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창업기업 유치에 강원랜드가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폐광지역과 상생협력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순철 협력재단 사무총장은 "강원랜드의 적극적인 기업지원과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은 동반성장과 사회적 가치실현에 앞장서는 모범기업으로서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