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반려동물' 영상 시청
SNS서 타인 반려동물 애정하는 '랜선 집사'들
마음 위로 받고 안정감 느껴
[아시아경제 김수완 인턴기자] # 직장인 A(27)씨는 '랜선 집사'다. A 씨는 "현실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으니, 유튜브 등을 보며 다른 사람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는 것을 즐겨 본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모여서도 재밌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알레르기가 있어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대학생 B(24) 씨는 "피부질환이 있어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기 때문에 SNS를 통해 타인의 반려묘 성장기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도 강아지나 다른 반려동물의 성장기도 보고 있다"면서 "하루 중 반려동물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으면서 트위터 등 SNS에서 다른 사람이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관찰하거나 응원하는 이른바 '랜선 집사'가 20~30대 중심으로 늘고 있다.
랜선집사는 인터넷망을 뜻하는 '랜선(LAN線)'과 주인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 집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뜻하는 '집사'가 결합된 말이다.
랜선집사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사진, 동영상 등을 즐겨보며 심리적 위안을 받고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랜선집사 중 대부분이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만 19~34세 반려동물 콘텐츠 소비자 808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양육 및 콘텐츠 소비 실태와 인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루평균 반려동물 콘텐츠 소비 시간은 1시간43분이며, 1인 가구는 2시간 이상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콘텐츠를 보는 상황으로는 '휴식할 때(49.3%)'와 '잠들기 전(24.1%)'이 가장 높아 여가시간에 집에서 마음의 위안 목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콘텐츠 소비자 중 30%는 '유료 콘텐츠 구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반려동물 비양육자가 더 높은 구매 의향을 보였다.
어렸을 때 반려동물을 키웠다가 떠나보냈다는 20대 취업준비생 C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번 키워보고 나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며 "다시 키우고 싶어도 지금은 혼자 살고 있고, 아르바이트나 직장에 갔을 때 아이 혼자 있을 걸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난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랜선집사'를 자처하는 이들은 반려동물 콘텐츠를 시청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보니 유튜브나 SNS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것이다"며 "현실적으로 키우기에는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지만, 콘텐츠를 봄으로써 내가 마치 키우는 것 같고 그로 인해 얻는 행복감, 생활의 안정감 등을 크게 여기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반려동물에 의지하는 것이 크다. 인간은 누군가를 돌보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며 "한편으로는 내가 키우는 것은 힘들고 남이 키우는 걸 보는 것은 편하고 재밌으니까 콘텐츠를 보는 것이다. 실제로는 반려동물에게 희생하고 싶지 않은 심리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완 인턴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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