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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혼틈 - 혼란을 기회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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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혼틈 - 혼란을 기회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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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사라진 줄 알았던 전염병, 흑사병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이 불안에 휩싸였다. 역사상 인간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으로 손꼽히는 흑사병은 14세기 중엽 유럽 인구의 절반, 약 7,500만 명에서 2억 명의 목숨을 단숨에 앗아갔다. 극심한 혼란 속, 죽음을 통해 신에게 처절하게 외면당한 사람들은 종교 대신 인간에 집중하기 시작해 인문주의가 싹을 틔웠고, 흔하디흔했던 노동력은 극심한 인구 부족으로 인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건축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절대적 영향력으로 군림했던 종교는 과학과 이성을 수용해야 했으며, 책으로 대변되는 지식의 수요가 급증해 인쇄술이 발명됐다. 흑사병이 야기한 대혼란은 유럽을 암흑에서 건져 르네상스의 시대로 이끌어냈다.


혼틈은 ‘혼란을 틈타서’의 줄임말로,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기지를 발휘하는 일련의 행동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중세 유럽의 흑사병은 페스트균을 보균한 쥐를 통해 도시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도시 곳곳을 돌아다닌 쥐 한 마리가 불러온 재앙과 혼란은 유럽을 중세에서 근대로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국의 역사학자 데이비드 헐리히는 이 사건을 두고 “흑사병은 중세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었다. 흑사병 이후 열린 새 시대는 새 사람들이 이끌었다”라고 정의했다. 세계사를 바꾼 ‘혼틈’의 순간이었던 셈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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