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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120명 사간 '도깨비 식탁'"…신생 리빙·가구 브랜드의 파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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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 공유·이동욱 밥 먹던 그 식탁
리빙에 스타일리시한 접근법 접목한 까사알렉시스
제시앤코 부부 CEO…패션·리빙 종합 기업으로 변신

드라마 '도깨비' 속 까사알렉시스 '아른햄 다이닝 테이블' 제품 컷

드라마 '도깨비' 속 까사알렉시스 '아른햄 다이닝 테이블' 제품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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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2017년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에서 하우스메이트인 배우 공유와 이동욱이 마주 앉아 밥도 먹고 술 한 잔도 기울이던 식탁이 있다. 일명 '도깨비 식탁'이라 불린 까사알렉시스의 '아른햄 다이닝 테이블'이다. 400만원에 가까운 고가 제품이지만 방송이 나간 후 일주일새 몰린 고객 주문만 120여건. 현대 판타지 드라마 속 공간의 품격을 올려준 덕분이었다.


설립 5년차 신생 가구·리빙 브랜드 까사알렉시스를 이끄는 이들은 '원조 동대문 신화'라 불리는 제시앤코의 전희준·남희정 부부다. 전희준 대표와 남희정 부사장이 공동 경영하는 제시앤코는 제시뉴욕, 알렉시스앤, 까사알렉시스 등 3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부부가 경영하는 패션·리빙 기업이라니 특이하죠?"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의 제시앤코 본사 쇼룸에서 만난 전희준 대표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옆에는 평생의 동료인 아내 남희정 부사장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옷과 신발, 가구들로 잘 꾸며진 예쁜 쇼룸 한 켠에서 인터뷰가 시작됐다.


회사 모태가 된 제시뉴욕은 내년 설립 22주년을 맞는다. 1997년 'IMF 사태'라 불리던 외환위기 무렵 동대문에서 꽃 핀 제시뉴욕은 수많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독립적인 여성 패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과감한 컬러와 패턴을 즐길 줄 아는 세련된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최근 3년여간 성장이 정체됐지만 올해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10%대 매출 성장을 기대하게 됐다.


제시앤코 전희준 대표 및 남희정 부사장  /문호남 기자 munonam@

제시앤코 전희준 대표 및 남희정 부사장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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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정 부사장은 "1990년 말은 경기 불황으로 동대문 패션 상권이 오히려 힘을 얻던 시기였는데 '가성비 있는 여성복'을 목표로 시작했다"며 "지역 상인 분들이 동대문에서 옷을 떼다 파셨는데, 여기서 저희 옷만 찾는 분들이 많으셨고 독점판매 계약을 맺게 됐다"고 회상했다. 제시뉴욕 브랜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6개월만에 동대문을 벗어나 국내 전역으로 뻗은 제시뉴욕은 가두점과 백화점 등 11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성공에 힘입어 2005년 중국 상해에 법인을 만들고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남희정 부사장의 영어 이름 '알렉시스'를 본 딴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시스앤도 파리와 런던 등 주요 도시 편집숍들에서 꾸준히 컬렉션을 선보였다.


문제는 중국 시장이었다. 전 대표는 "제시뉴욕이 중국에 직진출한 때가 2005년인데 주요 성들에서 최고 백화점들에만 입점했다"며 "하지만 인건비 상승 폭이 예상을 넘어섰고, 중국 현지에서 외국 기업을 바라보는 배타적 시선이나 규제를 넘어서긴 힘들었다"고 전했다. 2015년까지 운영했던 중국 현지 공장도 서서히 정리 수순을 밟았다. 해외로 나갔던 알렉시스앤도 작년 국내에 초점을 맞춰 편집숍 형태로 재론칭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경험은 이들 부부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남 부사장은 "저희가 원자재 소싱에 장점이 있다"며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수출입 비즈니스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령 알렉시스앤의 일부인 슈즈 편집숍 '메종드알렉시스'에서 판매하는 스페인 수제화도 현지 공장과 긴밀히 협업해 직접 생산해 품질은 높이고 유통 단가는 낮췄다.

까사알렉시스 대표 제품 '클라우드 소파'

까사알렉시스 대표 제품 '클라우드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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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비즈니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확장한 가구·리빙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알렉시스의 집'이라는 뜻인 까사알렉시스는 플래그십스토어 형식의 직영점과 지방 대리점까지 총 7곳을 운영한다. 특히 팝업스토어 반응이 좋으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들과의 정식 입점 계약도 앞두게 됐다. 세일즈맨이 아닌 공간 컨설턴트가 3D프로그램에 기반해 인테리어를 제시하면서 '신선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021년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8000평 규모 가구 전용 물류센터도 짓고 있다.


남희정 부사장은 "기존 가구 브랜드들은 소파, 식탁, 침대 등 카테고리를 이런 식으로 나눴다"며 "하지만 우리는 패션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적인 룩을 제시하는 접근 방식을 공간에 똑같이 적용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원하는 테마에 맞춰 조명부터 가구, 러그, 쿠션 등 작은 소품들까지 전체가 조화를 이룬 완성형 공간을 제시한다. 유명 셀러브리티들 역시 이들의 쇼룸을 방문해 인테리어를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는 후문이다.


극심한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도 부부 대표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전희준 대표는 "대단한 수치적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지금처럼 부채비율 등을 신경쓰며 조심스럽게 사업을 운영하고자 한다"며 "임직원 교육과 물류 등 재투자가 가능한 정도의 매출 성장과 이익을 낼 수 있고, 후배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 건강한 회사로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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