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법정서 "검사님 무섭다" 진술 거부
피해자 전남편 변호인 블로그에 장문의 글
고유정 계속 경찰, 검찰, 피해자 '남 탓' 만
"피해자 억울한 죽음 제대로 알리는 것 제 의무"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월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월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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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 살해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의 7차 공판이 18일 제주지법 형사2부에서 진행된 가운데 전남편 강모(36) 씨 유족 측 변호인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고유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고유정이 지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유족 측은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해 고유정은 검찰, 경찰, 피해자 등 오로지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짓말 지어내는 전형적인 모습…머리 굴리는 모습 역력

피해자 측 변호인 강문혁 변호사는 19일 블로그에 '강문혁 변호사 고유정 사건 7차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유정은 매 공판기일마다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유족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정에서 이를 무력하게 지켜보아야만 하는 유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나의 사건을 적절한 시기에 매듭지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7차 공판 과정에서 보인 고유정의 행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저는 오늘(18일) 고유정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지켜보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라며 "피고인 주장의 맥락과 말의 뉘앙스, 태도는 절대 속기록으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녹음된 음성으로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증인은 물론 피고인을 직접 대면하고 절차에 직접 참여한 판사가 이 사건 판결을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이 사건과 같은 희대의 살인 사건을 재판 기록만으로 파악한 재판부가 결론을 내리는 것은(3명 중 1명만 구성원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그 자체로 판결의 완결성에 흠이 생기는 것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강문혁 변호사는 블로그 캡처

사진=강문혁 변호사는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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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변호사는 고유정에 대해 "피고인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지, 그 태도가 얼마나 이중적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피고인은 자기주장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동시에 어떤 말을 다음에 할지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말은 하는데 그 말은 질문에 대한 답변도 아니고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사건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답변을 회피하거나 거부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찰, 검찰, 피해자…고유정 계속 '남 탓'

강 변호사는 고유정이 지속해서 '남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유정은) 검사가 무섭게 해서 질문에 대답을 못하게 - 검사 탓, 시신의 행방을 경찰에서 사실대로 다 얘기했고, 경찰이 시신을 찾을 줄 알았는데 못 찾았더라 - 경찰 탓, 피해자는 흉기에 찔린 상태에서 손에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아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오려고 하길래 내가 문 앞을 막아섰다 - 또다시 피해자 탓"이라고 했다.


그는 "고유정이 하는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일관성이 있습니다. 선량한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하고, 시신을 은닉해서 아무도 찾지 못하게 했는데도 끊임없이 남 탓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9월16일 오후 세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9월16일 오후 세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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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병합 의붓아들 사건 묶어서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

강 변호사는 특히 고유정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한번도 보인 적이 없습니다(뒤늦게 요청한 모두 진술 서두에 형식적으로 인사치레 하듯이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한 적은 있습니다). 이 부분도 양형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전남편 살해 및 의붓아들 살해 혐의 사건병합에 대해서는 "결국 재판부의 결단만 남았습니다. 재판부는 분명히 피해자 유족의 입장도 고려하는 한편, 그 밖에 여러 사정을 두루두루 살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 진행내용까지 살펴보겠다는 것도 그 맥락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사건병합과 관련해 검찰의 판단에 대해서는 "검찰은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점 △추가 기소된 사건 심리가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서 재판부가 적절히 판단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사실상 재판부가 병합신청을 기각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됩니다"라고 설명했다.


피고인 고유정 측에 대해서는 "이에 반해서 피고인측은 사건병합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고, 추가 증거 제출을 위해서도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든 이 사건 판결을 미루고 의붓아들 사건을 묶어서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분명히 읽힙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9월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9월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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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검사님 무서워 진술 못 해" , 피해자 변호인 "피해자 억울한 죽음 제대로 알리는 것 제 의무"

강 변호사는 이 사건 담당검사가 소개한 문구하며 "살아 있어야 억울한 일을 면한다. 피해자가 죽어버리면, 오직 살아 있는 자의 말만 남아 죽음은 각색될 수 있다"라는 문장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외상외과 교수가 집필한 저서 '골든아워'에서 나온 말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피고인에 의해 멋대로 각색되지 않도록 널리 알리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게 된 과정을 40차례 질문했다. 이에 고유정은 "검사님 무서워서 진술을 못하겠다"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재판은 10분간 휴정된 뒤 다시 이어졌다.


고유정은 범행 과정에 대해 "피해자를 한 차례 찔렀고, 목이랑 어깨 사이를 있는 힘껏 찌른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후 전 남편이 칼을 들고 아들이 있는 방으로 가려고 해 막아서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시각에 대해서는 "8시 30분에서 9시 사이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특히 시신을 훼손한 이유에 대해 고유정은 "복잡한 상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은 "고씨가 사건 발생 직후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칼로 찌른 부위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었을 텐데도 단순히 추측성 대답만 하고 있으며, 성폭행 시도를 했다는 등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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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판부는 이날 고씨의 의붓아들 살인 사건을 현재 진행중인 전 남편 살인 사건 재판에 병합 심리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최종 판단을 다음으로 미뤘다. 이에 따라 예정된 검찰의 구형도 미뤄졌다. 고유정의 8차 공판(결심공판)은 오는 12월2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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