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점거 40주년에 또 맞붙은 美-이란…제재 강화 vs 핵재개 속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사건이 발생한 지 40주년이 되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또다시 맞붙었다.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며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미 재무부는 대미 강경파인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들을 향해 제재의 칼을 빼들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을 중심으로 한 정권 핵심인사 9명과 기관 1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대상에는 사법부 수장인 성직자 출신 정치인 호자톨레슬람 에브라힘 라이시와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비서실장인 아야톨라 무함마디 골파예가니 등이 포함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재무부는 오늘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둘러싼 채 그의 불안정화 정책을 이행하는 비선출 관료들을 (제재의) 타깃으로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 제재와 별도로 미 국무부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구금 장소 파악 및 송환 등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000만달러(약 232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권이 실종되거나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민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다시 가족들 품에 안길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이란이 고성능 원심분리기 가동으로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두 달 사이 10배로 늘었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은 이날 "(고성능 원심분리기인) IR-6 30기의 가동을 확인했다"면서 "이로써 하루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5㎏에 달한다"고 말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란의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450g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란은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한 지 1년이 된 지난 5월8일부터 핵협정 이행 범위 축소 조치를 취해왔다. 이란은 핵협정 당사국인 유럽 국가들에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압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도 유럽연합(EU)과 독일 등은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에 우려를 나타내며 핵협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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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은 1979년 테헤란에서 미 대사관 점거사건이 발생한 지 40주년 되는 날이다. 이란 강경파 대학생들이 축출된 팔레비 왕조를 비호하면서 미국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고 주장, 미 대사관 담을 넘어 공관을 점거해 외교관과 직원 등 미국인 52명을 444일 동안 인질로 억류한 사건이다. 이날 이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반미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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