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문화콘텐츠산업 '재량근로제' 주목…"모델링 필요"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광고디자인회사 김호영 대표(가명)는 업무 특성상 구성원들의 야근이 많은 상황에서 효율적인 회사 운영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다. 광고 업무의 특성상 팀 위주로 수행는 경우가 많아 팀 중심으로 스케줄을 짜고 의뢰인이 요구한 마감시기에 가까워질수록 구성원들의 야근이 많아진다. 또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다고 좋은 결과물이 도출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유연한 환경에서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과 관련해 '재량간주근로시간제'에 대한 디자인·문화콘텐츠 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 수행에 대해 경영·관리자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보다 근로자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디자인·문화콘텐츠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올해 3분기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앞서 김 대표 회사의 경우 재량근로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재량근로제를 도입할 수는 없지만 구성원들 중에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는 자들에 한해 도입이 가능하다. 해당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자와 서면합의를 통해 재량근로제를 도입하고 근로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관리만 유지하면 재량근로제의 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제58조에서 정하고 있는 재량근로의 대상 업무로 총 6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 중에 디자인이나 문화콘텐츠의 제작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와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업무' 정보가 해당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재량근로제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상 유연근로제 중에 한 종류다.
고용부가 지난 9월 공개한 '근로시간 단축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대해 중소기업 40%가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태조사는 근로자 50~299명 기업 1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를 '준비 중'이라고 답한 중소기업(31.8%)의 준비내용(중복응답)을 살펴보면, '교대제 등 근무 체계 개편'(67.5%), '신규 인력 채용'(45.2%), '유연 근무제 도입'(38.1%), '설비 개선·확대'(20.8%) 순이었다.
특히 유연근로제 도입 준비 중으로 응답한 기업(38.1%)의 도입 예정 제도는 '탄력근로제'(85.6%), '선택근로제'(36.0%), '재량근로제'(15.3%) 등으로 조사됐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의 직원 이윤지(가명)씨. 이씨가 속해 있는 팀은 재량근로제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팀장이 주 2회 회의시간을 지정하면서 해당 요일은 사실상 출근시간이 정해진 것과 같다.
이씨는 재량근로제를 적용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근로시간에 대해 지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와 관련해 회사에 문의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디자인·문화콘텐츠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고용부 재량근로제 운영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근로자가 된다. 따라서 부서 또는 팀 등의 조직 단위로 업무 수행의 재량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근로자 개인에게 사실상 재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재량근로제로 볼 수 없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또 회의의 참석의 경우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 시 회의의 주기와 횟수 일정 등을 사전에 정해 참석토록 하거나 서면 합의로 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근로자 스스로 일정 조정이 가능한 기간을 두고 업무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회의에 참석토록 한다면 재량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주 회의에 참석해 근로자의 실질적인 재량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허용되지 않는다. 업무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출장이나 외부회의 행사 참석 등을 지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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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문화콘텐츠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관계자는 "디자인·문화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재량근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모델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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