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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가 자백한 40건 넘는 살인·강간…풀어야 할 의문점은

최종수정 2019.10.03 14:51 기사입력 2019.10.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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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범행했는데 수사선상 빠져나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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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손꼽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입을 열면서 사건 규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씨는 화성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이씨가 입을 열면서 화성사건의 진실규명을 비롯해 새롭게 풀어야 할 의문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춘재, 어떻게 꼬리 숨겼나

이씨의 자백 내용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범죄 횟수를 포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은 1986년 1월 군 제대 이후부터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살인한 혐의로 체포되기 전까지 약 8년여 동안이다. 8년 동안 살인·강간·강간미수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씨는 유유히 용의선상을 빠져나간 셈이다. 이씨는 1989년 9월 강도미수 건으로 붙잡혀 200일 동안 구금됐던 적을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검거되지 않았다.

먼저 제기되는 이유는 당시 과학수사 기법의 열악함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당초 화성사건의 용의자 혈액형은 B형으로 추정됐으나, 이씨의 혈액형은 O형이었다. 또 현장에서 확보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장(발 길이)이 이씨와는 일치하지 않았다. 이씨는 6차 사건 발생 이후 주민 제보 등을 통해 유력 용의자로 수사 선상에 올랐고, 추후 3번에 걸쳐 조사를 받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화성사건뿐 아니라 이씨가 추가로 자백한 5건의 살인도 의문 투성이다. 경찰은 현재 수사 중인 관계로 이씨가 자백한 추가 살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대략적으로 화성사건을 전후해 화성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이 3건,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발생한 2건의 살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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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하나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1987년 12월24일 여고생이 어머니와 다투고 외출한 뒤 실종됐다가 1988년 1월4일 수원에서 속옷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결박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는 기존 화성에서 발생했던 사건과 범죄 수법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씨가 자백한 살인사건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수사하던 경찰은 수원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배제했고, 다른 용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담당 형사가 마구 폭행해 용의자가 숨지면서 수사가 흐지부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씨의 철저한 범행 은폐와 미숙했던 과학수사 기법, 경찰의 부실수사가 총체적으로 결합하면서 이씨의 범행은 33년이 지나고 난 뒤에야 서서히 전모를 드러내게 됐다. 당시 이씨가 경찰 수사망을 어떻게 따돌렸는지에 대해 경찰은 "아직 그 부분은 진술을 받거나 확인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자백 사실이라면…사상 최악 범죄자로 남아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살인 사건은 1982년 발생한 일명 '우 순경 사건'이다. 당시 순경이었던 우범곤은 그해 4월26일 경남 의령군 한 마을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려 단 8시간 동안 62명을 살해했다. 다만 이 사건은 오랜 기간 발생한 연쇄살인이 아닌 '연속 살인'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 등과는 궤가 다르다.


연쇄살인범으로 치면 2004년 발생한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이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 총 20명을 살해했다. 당초 피해자가 21명으로 알려졌으나, 이 가운데 1명은 유영철을 모방한 정남규에 의한 범행으로 추후 확인됐다. 유영철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범은 1975년 8월~10월 수원·평택·양주 일대에서 17명을 살해한 김대두다.


단순 수치만으로 비교는 어렵겠으나 이춘재의 자백이 정확하다면 그는 역대 가장 많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연쇄살인범이 된다. 체포의 계기가 된 처제 살인사건까지 포함하면 총 15명의 목숨을 빼았고, 30여명의 성폭행 피해자를 발생시킨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기억될 것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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