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금융 지원책 내놨지만 실적 없어
"피해 기업 형편상 맞지 않는 조건"

수조원 피해 '키코', 금융위 지원책 실적 '2억'…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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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키코 피해 기업들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실적이 없다시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고작 2억원의 대출 보증 만기 연장이 있었을 뿐이다.


24일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5월 신규 금융 거래와 구조조정·회생 지원, 일시적 경영애로 해소, 분쟁 해소 등 지원책을 제시했다.

"키코와 같은 대규모 금융 피해가 장기 지속되며 실물경제의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며, 현재 금융거래를 정상화하고 재기를 뒷받침하는데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원 기관들인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신용보증기금(신보)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키코 기업들에 이뤄진 지원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유일하게 기술보증기금(기보)이 지난해 2억원의 채권 보증 만기 연장을 했을 뿐이다.

각 기관들은 지원 신청이 없거나 미미했다고 전했다. 지원 프로그램들은 키코 피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일반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것들이다. 애시당초 조건이 맞지 않았을 수 있다.


신규 자금 지원은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기술신용 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기술력이 우수하면 대출이나 수출 보증을 해준다. 금융위는 키코 피해 기업이 대부분 수출 기업이므로 수출 보증 지원으로 즉각적 경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으나, 정작 '기술신용'이라는 조건을 충족할만한 회사가 없었던 셈이다.


구조조정이나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한 캠코의 경영정상화 프로그램도 신청한 사례가 없었다. 일시적 경영애로 해소를 위한 중진공의 컨설팅·융자 지원, 신보와 기보의 중기 지원 119 프로그램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기업의 경영 여건에 따라 전문가 집단의 진로·구조개선 컨설팅, 회생 비용 지원, 사업 전환 또는 구조개선 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거나, "신규 우대보증 제도를 통해 키코 피해기업의 신규 자금 조달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는 물거품이 된 셈이다.


조붕구 키코공대위 위원장은 "지난해 금융위가 지원책을 내놓을 때부터 실제 효과가 없을 것이란 관측을 했었다"면서 "피해 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프로그램을 이용하라고 해봤자 요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키코 피해 기업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캠코가 지원할 수 있는 기준에 맞으면 지원할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드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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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지만 이미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은행들에게 불완전판매에 대한 일부 배상 책임을 묻는 권고안을 내놓으려 하지만 은행들이 수용치 않으면 강제할 수단이 없다. 금감원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나 시기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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