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사옥에서 열린 '한국경제, 올해 하반기 반등 가능한가'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아시아경제 사옥에서 열린 '한국경제, 올해 하반기 반등 가능한가'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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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언론의 관심은 미국 경제가 언제 불황을 맞게 될지에 몰려 있다. 미국 경제는 외견상 엄청난 호황을 누리며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왔다.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미국 경제는 연 3.1% 성장을 했다.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는 콘퍼런스보드는 2분기 1.3%, 올해 2.5%(2018년 2.9%)로 전망했다. 2009년 6월 이후 121개월 동안 계속된 경기 확장은 경기 순환 데이터가 구축된 1854년 이후 가장 길다.

경기 확장기가 오래 지속되는 추세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 사슬을 구축해 재고 및 생산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제조업을 중국 등 해외로 돌린 오프쇼어링과 공급 충격의 버팀목으로 떠오른 셰일산업의 덕이 크다.


투자는 변동성이 매우 높지만 지식재산권(IP) 투자가 건설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해 경기 변동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참고로 한국은 13% 내외에 불과하다. 거대 기술 기업이 공장 대신 연구개발(R&D)과 클라우드 컴퓨팅에 지출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고도화ㆍ다변화된 경제는 그만큼 경기 변동도 작다.

그럼에도 불황의 위험이 제기되는 것은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하향하는 각종 지표들 때문이다. 제조업이 주도하는 산업생산지수가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취약한 글로벌 경제와 무역전쟁이 배경이다. 장단기 금리역전은 불황을 예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뉴욕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6월 장단기 금리 차에 기반해 1년 내 불황이 올 확률을 32% 이상으로 추정했다.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불황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는 S&P500에 포함된 대기업의 주당 순이익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익 감소는 임금 상승만이 아니라 무역전쟁에 따른 기업활동의 위축과 하드웨어ㆍ반도체 경기의 침체에서 비롯됐으며, 더 악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기업의 세후 이익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가까워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미국의 불황은 곧 글로벌 경제의 침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불황의 강도를 서브프라임 위기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동안 금융개혁입법 등 안전망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대신 전문가들은 침체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통화ㆍ재정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


위기 10년이 지났어도 선진국은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양적완화를 시행 중이다. 지난 10년간 초완화적 통화정책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부채가 대폭 늘어난 결과를 초래했다. 또다시 빚에 의존한 성장을 추진하는 건 무모하다.


미국은 1991년의 10년 호황기 동안 GDP가 40% 넘게 성장했다. 현재의 호황 10년에서는 고작 20% 성장했을 뿐이다. 낮은 실업률도 실상은 고용 여건이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실질 국채금리가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선진국은 제한된 범위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 것이다. 적자로 국가 채무가 늘지만 실질금리가 성장률보다 낮다면 GDP 대비 국가채무 지표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자국우선주의가 게임의 법칙이 된 이상 10년 전과 같은 국제 공조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글로벌경제가 이전투구할까봐 우려스럽다. 이 경우 환율의 경쟁적 절하 등 무역장벽은 더 높아지고 지정학적 고려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칫 평범한 불황이 글로벌 경제에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한국 경제는 경전하사(鯨戰蝦死)에 빠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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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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