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따로 韓美 따로‥동맹 내세워 방위비 압박
미 국무부 한국과장 분담금 인상 요구 기정사실화
美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도 강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8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주한미군 주둔비용 가운데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몫을 정한 한미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공식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한 선전포고를 내놨다.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한 우리 정부의 참여 압박도 예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나온 이런 언급은 북ㆍ미 관계와 관계없이 한미 관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 이후 11차 협정 협상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던 미국의 입장은 24일(현지시간) 조이 야마모토 국무부 한국과장의 입에서 나왔다. 야마모토 과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전략포럼' 행사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교착 상태이던 북ㆍ미 협상이 북ㆍ미 정상 간의 친서 외교를 통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거론한 것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마모토 과장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 및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과 관련해 현재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분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공평한 분담금, 자국 보호를 위한 (각국의) 더 많은 비용 지급을 원한다는 걸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여기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지속적이고 강력한 양자 간 동맹 관계로, 이 동맹은 북한 이슈를 뛰어넘어 훨씬 많은 분야에 걸쳐 있다. 우리는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대북 문제를 넘어 경제적 이슈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예로 들었다. 동맹을 빌미로 더 많은 요구를 할 것이라는 예고나 다름없다.
미국 측의 강한 압박으로 협상 시한을 넘겨 체결된 10차 SMA가 국회 비준을 통과한 게 지난 4월이다. 한미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의 압박 속에 협상을 거듭하다 결국 유효기간 1년, 지난해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의 분담금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우리 측에 10억달러를 마지노선으로 통보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측은 전체 동맹국을 상대로 동일한 잣대를 정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규모가 훨씬 큰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현 10차 SMA의 유효기간이 올해로 끝나는 만큼 한미 양국은 11차 협정을 위한 협상을 곧 시작해야 한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우리 측에 아직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알려오지 않았다. 야마모토 과장의 발언 역시 아직 미국 측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측 방위비 분담금 협상단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외에 미국 측이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 압박을 예고한 것도 주목할 대상이다. 야마모토 과장은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 간에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원한다는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한 본격적인 참여를 꺼리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미동맹 관계에 따라 대(對)중 압박 정책에 동참하기를 희망하는 미국의 입장이 더 강경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야마모토 과장은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동맹들로, 한일 상호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들 동맹이 강력하지 않으면, 솔직히 말해 한일 간 관계가 좋지 않으면 우리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도 지난 11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 문제 등에 대한 통일된 접근을 위해 한ㆍ미ㆍ일 3자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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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과장은 특히 강제징용 배상 판결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우리는 양측이 역사적 이슈들을 해결해나가길 독려한다"며 "한일 관계를 푸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우리(미국)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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