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김혁철 총살·김영철 노역형, 확인 못 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 대표 총살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측 실무협상 대표를 맡았던 김혁철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측 실무협상를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처형당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통일부는 "확인해 드릴 사안이 없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조선일보는 김 특별대표와 북한 외무성 실무자들이 '하노이 노딜'의 책임으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은 "김혁철은 지난 3월 외무성 간부 4명과 함께 조사받고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에겐 '미제에 포섭돼 수령을 배신했다'는 미제 스파이 혐의가 적용됐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혁명화 조치(강제노역 및 사상교육)를 당했으며,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은 통역 실수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다고도 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앞에서는 수령을 받드는 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딴 꿈을 꾸는 동상이몽은 수령에 대한 도덕·의리를 저버린 반당적, 반혁명적 행위"라며 "이런 자들은 혁명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말로만 외우고 심지어 대세에 따라 변하는 배신자·변절자도 나타나게 된다"며 "충실성은 결코 투쟁 연한이나 경력에 기인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번 기사에서 하노이 회담과 관련한 내용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신문에 '반당·반혁명, 준엄한 심판' 등 숙청을 암시하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2013년 12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