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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다녀온 러시아 전문가 "김정은, 美에 상당한 모욕감 느껴"

최종수정 2019.05.27 15:52 기사입력 2019.05.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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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러시아 외무부 아태1국 부국장 밝혀
"北도 美에 모욕감 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아"
"美가 새 계산법만 가져오면 대화하겠다는 뜻"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지난 주 북한 평양을 다녀온 러시아 외교안보 전문가는 27일 "북한은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보인 행태에 대해 거의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욕감은 북한이 지금까지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주요배경으로 풀이됐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전 러시아 외무부 아태1국 부국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까지 갔고, 본인 나름대로 (양국관계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옵션까지 제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은 그것을 거부했다"면서 "이에 북한은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종의 모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톨로라야 전 부국장은 다만 북한이 그러한 모욕감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도발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모욕감을 느낀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추가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도 미국에 모욕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오히려 (모욕감 속에) 전략적 인내를 실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은 모든 대외적 연락, 회담 등을 중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톨로라야 전 부국장은 북한의 전략적 인내의 목표는 결국 '대화'라고 봤다. 그는 "비록 체면은 구겨졌고 미국이 악의적인 행동을 했다해도, 북한은 여전히 공은 미국이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그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미대화에서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온다면 북한도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북한이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자 극심한 실망감을 느꼈다는 것은 여러 증언을 통해 드러난다. 하노이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국무위원장 동지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 좀 이해가 잘 가지 않아하는 느낌"이라면서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 조·미 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으실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21일 평양에서 북한 외무성 인사들을 만난 게오르기 불리초프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회의'(CSCAP) 러시아 국가위원회 연구위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하노이회담은 북한이 예상치 못했던 기분 나쁜 충격이었다"면서 "북한 인사들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 양보 의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 대해 아주 큰 모욕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하노이 이후 북한은 문을 닫아걸고 어떤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한국 등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협상 재개를 위해선) 먼저 미국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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