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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앞둔 야근·지나친 성적차…숙명여고 교무부장 선고 가른 '정황'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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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현모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압수된 물품들에 대해서도 몰수를 명령했다.

이 판사는 "두 학기 이상 은밀하게 이뤄진 범행으로 인해 숙명여고의 업무가 방해된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면서 "대학 입시에 직결되는 중요한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고등학교 내부의 성적처리에 대해 다른 학교들도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고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사기도 떨어졌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경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모습도 보여 죄질에 비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고교 내부의 정기고사 성적의 입시 비중이 커졌음에도 그 처리 절차를 공정히 관리할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도 사건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재판부는, 우선 현씨가 정기고사 출제서류의 결재권자로 자신의 자리 바로 뒤 금고에 출제서류를 보관하는 데다 그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던 만큼 언제든 문제와 답안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현씨는 정기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주말 출근을 하거나 초과근무 기재를 하지 않은 채 일과 후에도 자리에 남아 있었다면서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금고를 열어 답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쌍둥이 딸의 성적이 같은 시점에 중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급상승한 것을 두고도 재판부는 "진정한 실력인지 의심스럽다"고 봤다. 특히 정기고사 성적과 달리 모의고사나 학원 등급평가에서는 성적 향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고교 3학년이 아니면 모의고사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런 성적 차이를 결정적인 부정행위 정황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문을 독해하는 국어나 평소 실력이 중요한 수학 등 과목에 한정해도 정기고사는 교내 최상위권인데 비해 모의고사 등의 성적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했다.


시험지 위에 깨알같이 작고 연한 글씨로 답안을 적어 두거나, 제대로 된 풀이 과정도 없이 고난도 문제의 정답을 적거나, 서술형 답안에 굳이 필요 없는 내용을 교사의 정답과 똑같이 적는 등은 두 딸의 행적도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현씨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일하던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기간 동안 5회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씨의 범행으로 쌍둥이 언니는 1학년 1학기 전체 석차가 100등 밖이었다가 2학기 5등, 2학년 1학기 인문계 1등으로 올라섰다. 동생 역시 1학년 1학기 50등 밖에서 2학기 2등, 2학년 1학기에 자연계 1등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결심 공판에서 "죄질이 불량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며 현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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