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향한 野의원 '한센병' 막말에 "국민이 원하는 정치 생각해야"

'한센병' 막말 파문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빗대 깎아내린 데 대해 청와대는 17일 "입장을 내지 않겠다"면서도 "정말 국민이 생각하는 정치의 모습은 무엇인지 처음부터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한센병 발언에 대해 환자와 그 가족에게만 사과하고 문 대통령에게는 사과가 없었던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듣기에 선정적인 단어들 혹은 기억에 확 남는 그런 단어들을 국민이 원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막말이라 불리는 단어들이 나왔던 현장을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험한 말을 던졌을때 또 더 험한 말을 해 점점 증폭돼왔던 것 같다"며 "그 발언에 대해서 (청와대가) 또 다시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제 악화로 힘들어하는 국민에 공감하지 못하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취지로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의 고통을 못 느낀다면 이를 지칭해 의학용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발언 하루 만인 이날 국회에서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는 한센병 환우와 가족분들께 심려 끼친 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