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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히 침투해 감시·자폭"…'생체로봇'으로 미래戰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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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국방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생체로봇들

새, 뱀 닮은 외형으로 은밀한 작전…적, 탐지 못해

2025년 1조달러 시장. 선진국과는 아직 격차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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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독수리, 비둘기, 곤충, 뱀 등을 닮은 '생체모방로봇'이 이르면 10년 후 국방 관련 실전 임무에 투입된다. 생체모방로봇은 은밀성·민첩성·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 군이 수행하는 수색, 정찰, 전투, 수송 등의 임무에서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일, 10~15년 내 성과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생체모방로봇 10대 분야를 선정해 작성한 '국방 생체모방로봇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생체모방로봇 만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 기술 로드맵이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생체모방로봇은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한 로봇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 기능을 갖고 자율적으로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으로 정의된다. 과거 새와 물고기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비행기·헬리콥터·잠수정, 오늘날 신경세포를 모방한 인공신경망 기술 '딥러닝'도 생체모방 기술을 통해 탄생했다.


방사청은 현재 국내에선 대학이나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생체모방 기초·원천 기술개발을 앞으로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중점 육성 대상은 ▲지상곤충형로봇 ▲비행곤충형로봇 ▲조류형로봇 ▲뱀형로봇 ▲다족형로봇 ▲휴머노이드로봇 ▲수중유영로봇 ▲수중보행로봇 ▲공중ㆍ수중 자유이동로봇 ▲해양에너지 하베스팅 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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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전투에 유용한 지상곤충형 로봇…장소 구애 없어


지상곤충형 로봇은 지상에서 기어가기, 점프하기, 벽 오르기 등을 할 수 있는 5~20㎝급 초소형 로봇을 의미한다. 이 로봇은 도시 건물은 물론 지하 구조물, 터널, 산악 지역 등에서도 효과적으로 탐색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장소에서 근접전투가 벌어졌을 때 은밀히 침투해 적의 위치를 파악, 아군에게 전송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재난 시 생존자 수색이나 항공기 엔진·대형 건물의 안전 진단, 미래 의료 산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의 이동은 원격 제어로 이뤄지며 이에 필요한 센서, 통신장치, 베터리 등 최소한의 장비가 기기에 탑재된다.


세계적으로 지상곤충형 로봇은 기본적인 이동 기능은 어느정도 개발됐으나, 초소형 로봇으로서 독립적인 운용에 필요한 센서, 구동기, 통신, 배터리의 초소형화 기술 구현에는 애를 먹고 있다. 한국에선 현재 기초수준의 연구가 진행 중이며, 선진국과는 3년의 기술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15년 후 운용시간 20분, 운용반경 100m로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방 분야 작전 수행을 위해선 민간보다 더 넓은 작전 반경 및 긴 운용시간이 필요해 멀티모달 구조, 초소형 구동기의 독자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FEST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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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날개짓…레이더로 못 찾는 조류형 로봇


조류형 로봇은 독수리, 갈매기, 비둘기, 박쥐와 같은 조류형 동물의 형태와 거동을 모방한 로봇이다. 날개짓 방식으로 비행하며, 급 기동 착륙, 이륙 등이 가능하다. 기존의 회전익이나 고정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고 시각적으로도 새와 비슷해 위장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특히 레이더 전파 반사 에너지가 작아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기 힘들다.


때문에 조류형 로봇이 국방 임무에 투입되면 감시정찰, 수색, 자폭임무, 조난자 수색, 비행장 조류 퇴치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드론과 달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비행이 가능하며 군집 비행을 통해 우리 군의 정찰 감시 반경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교를 중심으로 기초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아직 실용성을 가진 조류형 로봇은 개발되지 않았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현재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운용하는 단계다. 한국과 선진국은 3∼5년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보고서는 날개짓 효율 증대, 이착륙 기술, 비행시 안정적인 영상 확보를 위한 초소형 센서 기술 등의 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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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 들어가 작전수행 '뱀형 로봇'


뱀형 로봇은 나무나 배관 등을 타고 오르거나 수중에서 유영을 하는 등 각종 지형 이동이 가능한 로봇이다. 통상 전쟁이나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면 건물 잔해 사이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기 어려운데, 뱀형 로봇은 이처럼 공간이 좁아서 사람이 들어가기 어렵고 기계를 적용하기도 힘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뱀형 로봇은 수중에서 유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중 시설물들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이스라엘은 2009년 전장의 야지와 비좁은 시설물들을 다니면서 수색할 수 있고, 필요시 자폭할 수도 있는 뱀형 로봇을 개발해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일본, 미국, 노르웨이 등이 이 분야 기술 선진국으로 꼽힌다. 이들 국가에선 수색 정찰 뿐 아니라 시설 점검, 재해 구조 등 민간·국방 목적으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일본에서 2006년 개발된 뱀형 로봇은 초당 10㎝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높이 20㎝의 물체를 오를 수 있다.


미국 테슬라에서 만든 뱀형 로봇은 무선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충전을 자동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선 원자력연구원이 뱀형 로봇 플랫폼을 개발해 실험실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설계·생산 노하우 부족과 방수·방진 피부설계 기술 부재로 선진국과는 약 2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중에서 조용히 헤엄쳐 적 잠수함 감시 '수중유영 로봇'


수중유영 로봇은 참치, 상어, 돌고래, 해파리 등과 같은 어류의 형태와 거동을 모방한 로봇이다. 기존의 유·무인 수상정이나 잠수정과 달리 프로펠러 대신 지느러미에 의해 구동을 하며 이동한다. 수중 소음이 작고 시각적으로 은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들키지 않고 적의 함정을 감시정찰하기 매우 유용하다.


미국 해군은 2014년 수중 감시정찰에 활용할 수 있는 돌고래 형태의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일본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수중 생태계 감시나 관상용 등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대학과 산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중유영 로봇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물고기 로봇을 개발했지만 얕은 수심과 빠른 조류 등에서의 운용 능력이 부족해 실용화되지 못했다. 수중유영 로봇은 초음파에 의한 통신장치로 영상이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지만 수중에선 데이터 통신 능력이 3㎞에서 10kbps 수준으로 제한되고 GPS도 사용할 수 없어 실용성이 떨어진다.


선진국과는 현재 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보고서는 "수중유영 플랫폼은 민간주도로 개발하되 통신·측위는 민군공동개발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후 자율제어는 군 운용능력에 맞게 국방에서 단독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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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5년 국제 나노의학저널에 의하면 생체모방시장은 2025년 약 1조 달러(약 117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의료 부분의 생체모방로봇 시장은 2029년까지 약 70억 달러(약 8조 2460억원)에 도달하며, 그 이후에도 비약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체모방로봇 분야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이 2~3위권에 있으며, 최근엔 한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 등이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기품원 관계자는 "생태모방로봇 분야는 현재 미래 시장을 놓고 각국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지금 투자를 하지 않으면 세계 드론 시장을 70% 이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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