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목표 0.1%P 낮췄다

문재인 대통령 "적어도 2.5~2.6%, 더 만회해 가겠다"…선제적 목표하향 시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5~2.6%로 제시했다. 경제성장률 목표를 언급하며 '적어도'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이는 앞서 정부가 밝힌 2.6~2.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될 경제성장률 목표치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목표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2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은 9일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적어도 2.5~2.6%다. 앞으로 더 만회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데 대해서는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인 2% 중후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외 주요기관과 전문가는 이보다 전망치를 낮춰 잡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생산·투자 등 실물지표도 하락세를 보이자 지난달 18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오기 이전에 2.5%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이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민간연구소는 한은 전망치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3%, 한국경제연구원도 2.4%로 예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셌다. 하지만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2.6~2.7%)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목표치 하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최소 2.5% 성장을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점도 악재다.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며 선제적 경기대응 목적으로 4조5000억원을 배정했지만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집행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성장률 목표를 낮추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상황이고, 2.5% 성장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 만큼 추경 효과와 더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