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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지정학적 리스크' 옛말?…공급·시장변화 안정세

최종수정 2019.05.03 11:12 기사입력 2019.05.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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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2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전면 봉쇄 조치에도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등 석유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유시장의 공급이 생각보다 풍부한 데다 셰일오일 생산ㆍ비용 절감 등 석유시장 구조의 변화에 따라 예전처럼 주요 산유국 생산 차질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 원유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급증하는 미국의 원유 재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총 4억7060만배럴로 전주 대비 1000만배럴 늘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400만배럴이나 증가한 것이다. 재고는 특히 4월 한 달에만 약 2000만배럴 늘었다.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조치 종료를 앞두고 석유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선제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유 재고량의 연속적인 증가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금지 등 지정학적 갈등과 기존 산유국들의 감산 등으로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 유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은 이날 유가 하락 분석 기사를 통해 "불과 며칠 전까지 예상됐던 만큼 원유시장의 공급이 빠듯하지는 않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차터드도 최근 보고서를 내 4월 하루 48만배럴의 공급 부족으로 돌아섰던 석유공급시장이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대략적인 균형을 이룬 상태라고 진단했다.


영국 파이낼셜타임스(FT)는 셰일오일 생산 증가, 채굴 기술 발달 등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 등 최근 몇 년간의 시장 구조 변화 때문에 예전과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격 급등락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즉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제재로 인한 공급 부족분을 미국 셰일업계나 러시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OPEC+가 합의한 원유 생산량 감축 목표(하루 120만배럴 감산)를 지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올해의 유가 상승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 위축이라기보다는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가 가져온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FT는 지난달 30일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 달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1분기 GDP 성장률도 0.4%로 전 분기 대비 2배에 달한 점 등을 들며 "지난해 말 배럴당 40달러였던 유가가 최근 60~70달러대로 오른 것은 세계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컨설팅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 충격이 한 가지라도 더해질 경우 일시적으로 유가가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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