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물음표/하재청
저기 물음표가 걸어간다
고개를 숙이고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 땅만 보고
물음을 숨기고 걸어간다
옷도 없이 거꾸로 매달린 옷걸이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리저리 흔들린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잔다
아무도 그의 물음을 깨우지 않는다
물음표는 언제나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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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당신이 맨 처음 궁금해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기억나는가. 여름방학의 어느 밤 평상에 누워 쏟아질 듯 가득하던 별들을 바라보며 당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왜 혼자서 가만히 웃었는지 지금도 기억나는가. 사춘기 시절 일기장 여기저기에다 쏟아 놓곤 하던 말들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때 왜 당신이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 땅만 보고" 걸어 다녔는지, 그저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잘 수밖에 없었는지 기억나는가. 왜 대학교에 가야 하는지 왜 성공해야 하는지 정도는 당신의 아이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당신의 아이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것은 당신 또한 궁금해했지만 지금은 잊어버린 바로 그것들인지도 모른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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