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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수소한국②]수소차는 총 맞고도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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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넥쏘 수소탱크, 총 맞아도 폭발 없어
차체에 불 붙어도 충격 가해도 탱크는 그대로
10년 이상 해외 수소충전소도 안전사고 보고 없어
수소 유출되도 공기중 날아가…휘발유·LPG보다 안전도 높아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수소경제-수소한국②]수소차는 총 맞고도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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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새까만 수소탱크가 놓여 있다. 잠시 후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은 사그라들지만 탱크는 터지지 않고 그대로다. 실탄을 장전한 총으로 멀리서 수소탱크를 쏜다. 총탄 구멍으로 기체가 빠르게 배출되며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이번에는 시속 80㎞로 달리는 차로 수소전기차 '넥쏘'를 뒤에서 냅다 들이받는다. 차체 프레임에는 손상이 있지만 수소탱크는 흠집 없이 멀쩡하다.


현대자동차가 최초로 공개한 수소전기차 넥쏘의 안전성 실험 영상에는 후방 충돌ㆍ파열ㆍ낙하 충격ㆍ화염ㆍ총탄ㆍ극한 온도 테스트 등 200여개에 달하는 안전 실험의 과정의 일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소탱크를 불 위에 올리고 총으로 구멍을 내도 폭발은커녕 불길이 점차 사그라드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현준 현대차 수소시스템설계팀장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마북연구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넥쏘 수소탱크 충방전을 통한 안전성 실험만 4만5000번을 했다"면서 "하루 1번 충전으로 계산해도 무려 123년을 쓸 수 있는 내구성"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안전법상 수소탱크는 4000회가량 충ㆍ방전을 통해 안전 테스트를 통과하면 1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수소전기차 넥쏘는 4만5000번의 실험을 진행할 정도로 안전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았다. 수소가 아직까지는 생소한 에너지인 만큼 안전 검증에 대한 기준을 아무리 높여도 지나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팀장은 "넥쏘는 국제적인 안전성 인증 기준(GTR)을 통과했고 현대차 의 자체적인 200여가지의 실험에서도 모두 합격 점수를 받았다"며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가혹하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인 셈"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현대차 '어린이 안전짱 박람회'에서 충돌실험을 마친 수소전기차 넥쏘가 전시돼있다. 현대차가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으로 충돌실험을 실시한 결과 차체는 손상됐지만 수소탱크는 그대로 보존됐다. /사진=우수연 기자

지난달 1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현대차 '어린이 안전짱 박람회'에서 충돌실험을 마친 수소전기차 넥쏘가 전시돼있다. 현대차가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으로 충돌실험을 실시한 결과 차체는 손상됐지만 수소탱크는 그대로 보존됐다. /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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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교통사고 나면 안전은= 만일 수소전기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가 나면 어떤 위험에 직면할까. 크게 연료전지 노출에 의한 감전 위험과 수소탱크 파열에 따른 화재나 폭발 위험으로 나뉜다.


수소전기차는 탱크에 저장된 수소로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전기를 생성해 모터를 돌리고 움직이는 구조다. 차가 움직일 때 연료전지에는 수백만V의 고전압 전기가 흐른다. 따라서 사고 시 보호막이 깨져 연료전지가 노출되면 탑승자나 구조 대원이 감전될 위험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넥쏘는 사고가 나면 전력 생성을 위한 수소와 산소를 순식간에 빨아들여 전압을 확 낮추는 '에너지 방전 장치'를 탑재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수소탱크 모형 단면/사진=우수연 기자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수소탱크 모형 단면/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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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충돌이나 화염으로 인한 수소탱크 폭발 위험에 대비해 탱크의 압력도 스스로 낮춘다. 수소전기차에 불이 붙었을 때 가장 큰 우려는 수소탱크 내 압력이 높아지며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한 압력이나 온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수소탱크를 찢어 강제 누출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넥쏘 수소탱크는 합금실린더에 철보다 10배 이상 강한 탄소섬유를 감아 만들어진다. 1인치 두께로 튼튼하게 탄소섬유를 감는 방법 그 자체가 특허다. 그 위에 흠집을 방지하기 위한 고강도 유리섬유를 덧댄다. 탄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 외부 충격으로 깨지면서 폭발할 염려는 없다. 오히려 충격이 전해지면 탱크가 찢어지면서 수소가 새어나와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수소충전소, 어디에 지을까= 타고 다니는 차가 안전하다면 수소 충전의 안전은 어떨까. 정부는 올해 전국에 86기의 수소충전소를 세울 방침이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구축은 기술ㆍ비용적 문제보다 주민의 반대로 인한 입지 선정이 더 큰 어려움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프랑스나 일본, 미국 등 수소경제를 일찍이 받아들인 선진국에서는 10년 이상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안전 사고가 보고된 바는 없다. 이들 국가는 모두 주거 지역과 도심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으며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 일본 모두 운전자가 '셀프 충전'을 할 수 있는 제도까지 마련돼있다.


미국화학공학회에 따르면 자연발화 온도나 연료 독성의 측면에서 수소는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LPGㆍ프로판), 도시가스(메탄)보다 안전도가 높다. 종합적인 위험도를 평가한 순위에서 수소는 가장 안전한 에너지로 꼽혔다. 수소의 위험도를 1로 표기했을 때 휘발유 1.44, LPG 1.22, 도시가스 1.03 순이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휘발유의 위험도가 수소보다 44% 더 높다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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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폭발이 발생하려면 기체가 누출되고 어느 정도 가스구름이 형성된 상태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기보다 14배 가벼운 기체인 수소는 금방 공기 중으로 흩어지면서 가스구름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폭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허윤실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술정책연구부장은 "수소가 폭탄이 되려면 1억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야 하는데 자연 대기 상태에서 이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외 연구를 다닐 때 충전소 부지 선정에서 주민 반발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물어보면 오히려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수소에 대한 인식이 한발 앞서 있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수소충전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편의시설 확충으로 인한 편리함의 측면에도 주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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