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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습격]"목도 칼칼하고 렌즈도 못끼겠어요" 시민들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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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눈 충혈…안과 찾는 시민들 늘어
공기청정기 구입 등 미세먼지 저감 제품 찾아
아르바이트생들, 마스크 구입 비용도 부담

황사와 미세먼지에 회색빛 도시.사진=아시아경제 DB

황사와 미세먼지에 회색빛 도시.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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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인턴기자] “건강에는 안 좋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직장에 안 갈 수는 없잖아요. 계속 미세먼지에 신경이 곤두서다 보니 짜증이 나요”


직장인들의 출근이 한창인 5일 오전 8시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직장인 A(28) 씨가 마스크를 고쳐 쓰며 기침을 콜록거렸다. 지난달 말부터 열흘 넘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A 씨는 며칠 전부터 기관지가 부어올라 외출 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류장에 서 있는 시민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시가 5일 오전 1시를 기점으로 초미세먼지(PM-2.5)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수도권에 전례 없는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날이 지속됨에 따라 기관지와 두통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계속해 늘고 있다.


이날 1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B(24) 씨는“목이 계속 칼칼하다”면서도 “마스크를 쓰면 갑갑하고 또 1회용이라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찮아 학생 신분에는 부담이 된다”며 소매로 코와 입 주변을 가리고 있었다.


직업 특성상 실외에서 근무하는 일이 잦다는 30세 영업사원 C(31) 씨는 “초겨울부터 기침을 시작하다가 최근 상태가 안 좋아져서 기관지 검사까지 했다. 1주일 전부터는 하루 두 번 기침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처럼 고농도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 지속되면서 기관지염과 두통에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출근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출근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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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D(51) 씨는 "요근래 눈이 따갑거나 충혈돼서 안과를 갔다 왔다는 원생들이 많다. 또 두통이 심하다며 얼마 전에 학원에 결석한 아이들 있다"며 "5년 전까지만 해도 황사철이 아닌 이상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들으러 오는 아이들을 잘 못 봤는데 요즘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꼭 마스크를 씌워 학원에 보낸다”고 밝혔다.


매일 아침마다 렌즈를 착용한다는 직장인 여성 E(25) 씨는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안과를 찾았다고 밝혔다.


E 씨는 “눈이 나빠서 항상 하드 렌즈를 착용하고 다녔는데 요즘에는 절대 못 낀다.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고 결막염이 걸린 것같이 계속 눈물이 나서 얼마 전에는 안과 가서 검진도 받았다”며 “병원에 가니 나처럼 눈이 아프다고 찾아온 환자들이 많아 한참을 대기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F 씨(33) 역시 "아침에 일어나서 눈에 작열감이 느껴지고 따가워 눈물 엄청 흘렸다“며 ”렌즈를 자주 착용해 그런가 했는데 미세먼지 탓인 거 같다. 평소엔 안이랬는데. 결국 공기청정기 1대 더 구입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있으나 최근에는 안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국내 환자의 수가 매월 평균 7%씩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연구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질환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공기청정기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공기청정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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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질병 발생 우려에도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모두 구비하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일반 마스크 하나로 버티고 있는 이들도 있다.


프리랜서라 실내에서 근무하는 일이 잦다는 G(39) 씨는 “집안에만 있는데도 목이 따끔해서 공기청정기 사러 갔다가 40~50만 원 하는걸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필터는 5~6만 원 한다더라”며 “재앙이니만큼 정부에서 청정기 구입 보조금 지원하면 좋겠다. 저소득층은 미세먼지에 그냥 노출되고 병원 가면 의료비만 더 나갈 것 같다. 가정당 식구 수 대로 마스크를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H(23) 씨도 평균 3000원 정도 가격대의 마스크를 매일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된다고 호소했다. H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바쁜데 일주일 외출한다 했을 때 무려 마스크 가격으로만 대략 2만 원 돈이 나간다”며 “걱정이 되지만 일반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선에서 미세먼지 예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 씨는 “정부에서 뭐라도 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 아니라면 지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인턴기자 kurohitomi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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