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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쓸쓸한 폐막…경기침체·포퓰리즘 숙제만 남겼다(종합)

최종수정 2019.01.26 11:22 기사입력 2019.01.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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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흘간 진행된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ㆍ다보스포럼)가 미국발 보호무역과 차이나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경제하강 우려와 부상하는 포퓰리즘 속의 세계화라는 숙제만 남긴채 쓸쓸히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우선주의를 외쳤던 지난해와 달리 폐막일인 25일(현지시간) 공식폐막연설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1%를 위한 공허한 말잔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다보스포럼은 올해 주요국 정상들마저 줄줄이 불참키로 하며 반쪽짜리 포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리스크'…올해도 자국우선주의 비판 잇따라=이번 다보스포럼의 최대 관심사는 당초 예상대로 단연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대표단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미ㆍ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현안 대다수가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를 배제하고는 논의조차 어려운 주제였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포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5%, 3.6%로 하향 조정한 것도 미·중 무역갈등 등 미국발 자국우선주의로 촉발된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다보스맨들의 우려를 더욱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토머스 나이즈 모건스탠리 부회장 겸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포럼 개막 전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ㆍ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제"라고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를 비판하는 공개적인 목소리도 잇따랐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다보스를 찾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관세부과를 비판했다. 또한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며 화웨이 사태 등에 있어 미국의 태도를 '내정간섭'으로 비유했다.

다자주의 수호자로 평가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각국은 편협한 국가 이해관계를 넘어서 다른 국가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이후 다자주의의 전제조건인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글로벌 이슈에 대한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포퓰리즘 세력에 맞선 메시지로 읽힌다.


CNBC는 "메르켈 총리가 2021년 임기를 끝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혼란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며 "메르켈 총리를 대체할만한 리더가 없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일부 유럽 국가의 민족주의에 대한 책망으로도 읽힌다"고 언급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하지만 주요국 정상과 석학, 리더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이 우르르 쏟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소 힘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끌기로 했던 미국 대표단이 빠진 영향이 크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창립자는 포럼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취소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면 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각각 자국 이슈인 노란 조끼(Gilets Jaunes),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부결 등으로 불참함에 따라 EU가 직면한 주요 이슈인 포퓰리즘의 부상, 난민, 기후변화 등에 대한 논의도 기대보다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세계화를 기치로 내 건 다보스포럼이 포퓰리스트들의 공격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CNBC는 "포퓰리즘의 부상이 확인됐다"며 "이는 우리가 점점 더 지정학적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미국발 자국우선주의로 기존 다자협력체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4차산업시대에 걸맞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세계화 4.0'을 의제로 삼았지만 다자주의를 대변하는 대표적 정치지도자들이 불참하고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개막일 기조연설자로 나선 '남미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다만 그의 연설은 극우 포퓰리즘을 대변하기보다, 향후 친시장적 조치를 통해 브라질의 경제개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홍보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다보스포럼]쓸쓸한 폐막…경기침체·포퓰리즘 숙제만 남겼다(종합)

◆ 글로벌 경기침체 비관론 장악…불확실성 숙제 속 폐막=올해 다보스포럼은 개막 전부터 경기 비관론이 번지며 잿빛 전망에 가려졌다. 개막을 앞두고 경영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 2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세계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본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응답자 1400여명 중 30%를 차지했다. 1년 전 조사보다 6배나 늘어난 수치로, CEO들 사이에 비관론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PwC는 "경제성장이 뚜렷하고 증시가 급등했던 지난해 1월과는 대조적으로 올해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같은 비관론의 대두는 설문조사를 진행해온 지난 22년을 통틀어서도 눈에 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설문에 참여한 CEO들은 향후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무역갈등, 불투명한 정책, 보호주의 대두 등을 꼽았다. 밥 모리츠 PwC 회장은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개막 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의 급격한 하락 위험은 확실히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국 정책결정자들이 정부 부채 감축 등을 통해 위기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무역 관련 협력, 금융규제 개혁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등 경제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대응이 쉽지 않아졌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글로벌 성장사이클이 꺾이며 그간 나홀로 경제성장을 이어온 미국마저 2020년 경기침체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립자는 2020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금리가 더 빨리 오른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중국의 성장률이 28년이래 최저를 기록하며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대두된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수단마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대형은행 인테사 상파올로의 카를로 메시나 CEO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이어져온 저금리 환경보다 "무역전쟁이 더 위협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고려해야할 부분은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이라며 "무역전쟁이 이슈가 되지 않는 것이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럼기간 패널세션에 참가한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 경제둔화에 대해 "괜찮은 수준(fine)"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것은 괜찮다. 적당하다(legitimate)"며 "중국 당국에 의해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락세가 가속화할 경우 국내적으로도, 시스템기반 측면에서도 모두 실질적인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께 패널로 참가한 휴고 송 IDG 캐피탈 창립자 겸 회장 역시 중국의 경기냉각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대고 이제는 6.6%"라며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꽤 좋은(pretty good) 숫자"라고 평가했다. IMF는 앞서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6.2%로 유지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가 향후 금융위기를 촉발시키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포럼기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글로벌 국가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66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전날 '제2 워런버핏'으로 불리는 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그룹 창립자 겸 회장이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 금융 위기의 씨앗은 국가부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레이 달리오 창립자 역시 "금융 위기 전보다 국가부채와 기업부채가 급증했다"며 금리 등 통화 정책을 통한 운용 여력조차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자산운용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부채에 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이 경기침체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전쟁과 포퓰리즘의 부상 등으로 '지정학적 경기침체(geopolitical recession)'가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나왔다. 마틴 길버트 스탠더드라이프애버딘 공동 CEO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심리에 미치는 여파를 보여주는 두가지 예로 미ㆍ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꼽으며 "올해 세계경제가 더 많은 역풍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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