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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대해부]다 죽는 '거미줄' 순환출자…지주사 전환하면 주가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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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획취재팀]올해 주요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업황 호조와 함께 지배구조 안정성에 투심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는 계열사 동반 부실의 위험성이 커서 지배구조 개선의 구조적 과제로 꼽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의 올해 주가 수익률(10월31일 기준)이 44.3%인 것을 비롯해 한진칼 (46.9%), SK이노베이션 (39.5%), LS (32.1%), SK (25.9%), 코오롱 (29.5%) 등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4.6%)을 웃돌았다.
올해 코스피 랠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주사들의 성적표는 더욱 돋보인다.

녹십자홀딩스 (65.3%), 한미사이언스 (61.9%), 콜마홀딩스 (50.8%) 등 지주회사들은 특히 눈에 띄는 기록을 세웠다. 금융지주회사들도 하나금융지주 (55.2%), 한국금융지주 (51.8%), 메리츠금융지주 (46.8%), KB금융 (37.1%) 등이 코스피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지배구조 대해부]다 죽는 '거미줄' 순환출자…지주사 전환하면 주가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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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구조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으나, 계열사 동반 부실 가능성이라는 치명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시장이 반길 리 없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주가는 화답해 왔다.
2003년 당시 최초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던 LG그룹의 경우, GS와 LS 등 방계그룹까지 포함해 20개 상장계열사의 종합주가지수 대비 평균 주가누적초과수익률(CAR)이 지주회사 전환 1년 전 -8.4%였는데 전환 후 1년동안 11.4%로 크게 높아졌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롯데지주다. 지난달 30일 상장 첫 날에 10.00% 오른데 이어 이튿날에도 5.82%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그룹은 2015년에 계열사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 이르러 국내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90%를 차지할 정도였다. 지금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12개로 줄었다.

지난해 총수있는 대기업 집단 45곳의 내부지분율은 57.3%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은 하락 4.3%에서 4.1%로 줄어든 반면 계열회사 지분율은 48.5%에서 50.6%로 높아졌다.

정부는 현대자동차그룹을 순환출자 구조 해소의 주된 타깃으로 보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외신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그대로였다”며 “현대차그룹과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9월에는 한 포럼에 참석해 “순환출자 문제는 현대차, 금산분리는 삼성”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율은 4.1%에 불과하다. 국내 30대 그룹의 평균 총수 일가 지분율 8.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기본 골격이다. 소유구조의 정점에 현대모비스가 있는데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기아차가 16.88%, 정몽구 회장이 6.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분이 없다. 결국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지배주주가 매입해야 하지만 수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을 분할·합병해 지주사를 세우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013년 이른바 ‘동양그룹 사태’는 순환출자 구조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당시 피해자는 4만여명, 피해금액은 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양그룹은 ‘동양→동양온라인→동양레저→동양’을 비롯한 6개의 환상(고리)형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었다. 동양이 고리의 핵심 역할이었다.

그런데 2011년에 동양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비상장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유상증자에 참여시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이 유상증자로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어려움을 겪자, 이번에는 동양증권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했다.

한 계열사의 부실이 순환출자 고리를 타고 다른 계열사까지 번져가는 전형적인 폐해였다. 마치 19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의 도미노 부실 사태를 보는 듯 했다.

특히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동양증권이 판매하는 방식의 자금 조달을 했다는 점에서 금융계열사 관리 실패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동안 국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조 구조가 개선된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총수 일가의 지분이 작고 계열사 지분이 큰 것은 문제”라며 “현대차그룹의 경우 롯데처럼 지주회사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으나 현대카드 등 금융사들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주된 관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환출자 구조가 정리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완화로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취재팀(박철응·임혜선·박나영·권성회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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