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추경 통과했지만…한은 '금리인상' 고차방정식
이주열 총재, '첫 금리인상 시사' 후 '경기회복' 단서 강조
가계부채 정책·미 연준 속도조절 '변수'…"상·하방 요인 혼재 상황"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재정정책이 보다 확장적으로 운용된다면 통화정책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여지가 있다."(6월2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 달 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약 1년 전부터 국회 업무보고 자리를 비롯한 각종 공식석상에서 '재정확장 미흡'을 말해왔던 터였다. 추가경정예산과 같은 재정확장 정책이 추진돼 경기가 부양되면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은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논리였다.
문재인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은은 금리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11조원이 넘는 추경이 집행되면 성장률이 또 한 번 올라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이 총재가 첫 금리인상 시사 발언을 내놓으면서 '깜박이'는 계속 켜져 있었다. 하지만 '긴축'으로 평가하는 여론에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전제로 조심스런 태도를 취해왔다. 이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간담회에서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을 빌려 "완화 정도를 축소하는 것이 긴축을 의미하는 것을 아니다"라고까지 언급했다.
물론 변수는 남았다.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는 한은을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요소다. 저금리를 유지하면 계속해 그 규모가 불어날 가능성이 높고, 금리를 올린다면 이자부담이 늘어 가계소비를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한은은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불안정은 금리가 아닌 정부 정책으로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6월22일 금통위(거시금융안정회의)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은) 공공정책의 규율과 금융안정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거시건전성 정책강화가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 역시 이에 동의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평가도 고려사항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추산하며 '낙관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은은 다른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1.9%)에 이미 일정수준의 임금인상 요인을 감안했다"며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고용이 줄어들 수도 있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장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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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오는 8월31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일단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 직후 열려 그 영향력을 가늠하기가 어렵고 추경 집행 효과 역시 하반기 이후에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한편 고용을 줄일 수도 있어 상·하방 요인으로 모두 적용될 수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된다는 소식에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건 금리인상을 늦추게 하는 요소지만 추경 집행은 또 정반대라 여러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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