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72% 경신한 하이닉스
HBM 판매 늘리며 가격 협상력 확보
공급자 우위 시장 속에 수익 극대화
"속도보다 완성도" 적극 캐파 확충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계속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총합이 500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에 더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공격적인 생산능력(캐파) 확충을 이어가면서 최소 내년까지 실적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5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전쟁, 관세 불확실성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은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에 힘입어 사상 최대 호황기에 도달한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에서도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4개 기업이 올해 밝힌 투자 계획만 6650억달러(약 1000조원)에 달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구조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올렸다. 판매 성과를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72%로, 지난해 4분기 최고기록이었던 58%를 크게 뛰어넘었다. 반도체 업계에선 HBM 판매를 확대하며 주요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매출 견인의 일등공신은 HBM3E다. 엔비디아의 주요 가속기(H200, 블랙웰 시리즈)들이 현재 HBM3E 8단·12단 제품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객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HBM3E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견해다.


청주 M15X 신공장 조감도. SK하이닉스.

청주 M15X 신공장 조감도.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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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AI 개발 수요 증가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수익성이 극대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에 범용 D램 가격을 지난해 4분기 대비 100% 이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분기에도 D램 가격은 50% 가까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며, 나머지는 범용 제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는 급증하는 데 비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1분기 낸드 가격은 전분기 대비 55~60%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조원에 못미쳤던 SK하이닉스의 낸드 영업이익은 올해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환율 상황은 SK하이닉스에게 오히려 수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 대금은 대부분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지 여부에 따라 반도체 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적극 캐파 확충

"판 제대로 깔렸다" 삼성·하이닉스, 어디까지 오르나…반도체 호황 속 500조 전망 원본보기 아이콘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캐파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청주 M15X 신공장에서는 이달부터 생산하는 웨이퍼 투입량을 월평균 1만장 수준에서 내년 최대 8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M15공장이 가동되면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은 기존보다 10~15%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첨단 공정 중심 라인인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더욱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또 2027년 2월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클린룸 오픈 시기를 당초 내년 5월에서 2월로 앞당겼다.


업계는 올해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HBM4E, HBM5, 커스텀 HBM 등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반격에 나서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3월에는 AMD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속도 경쟁보다는 안정성과 성숙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HBM4E 베이스다이에 TSMC의 3나노(nm) 공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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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약 300조원)에 더해 국내 메모리 양사만 연간 50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호황의 지속 기간이 구조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며 "이익의 지속성이 강화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2027년에는 영업이익이 232조원으로 증익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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