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부터 피겨여왕까지…프로야구 시구 속 메시지
라이온즈 파크 개막전 김연아 낙점…'승리 여신'에게 좋은 기운 받자
넥센·SK는 박원순·유정복 시장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관중 868만 명을 목표로 다시 뛰는 프로야구. 흥행몰이의 서막은 피겨여왕 김연아(26)가 연다.
김연아는 1일 오후 7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2016 한국야구위원회(KBO)리그 삼성과 두산의 개막경기에서 시구를 한다. 두 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대결했다. 올 시즌 공식 개막경기다. 구본능 KBO 총재(67)도 이곳에서 공식 개막선언을 한다.
시구는 행사를 시작하는 이벤트를 넘어 팬들의 관심을 끄는 대형 이슈로 자리매김했다. 각 구단도 시구자를 선정하면서 볼거리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팀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념할만한 메시지에 부합하는 인물을 고른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새 출발하는 넥센 히어로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경기 시구자로 박원순 서울시장(60)을 택했다. 개장 전부터 경기장 운영과 광고권 배분 문제로 마찰을 겪었던 관리주체 서울시와의 갈등을 매듭짓고 돔구장에서 첫 발을 내딛는 정규시즌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SK 와이번스도 kt 위즈와의 개막경기에서 연고지인 인천시의 유정복 시장(59)이 시구를 맡는다.
프로야구는 출범원년인 1982년부터 시구를 했다. 3월 27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MBC와 삼성의 개막경기 시구는 전두환 전 대통령(85)이 맡았다. 이후로도 한동안 정치인이 시구를 도맡았다. 1982~1995년 개막경기 시구를 한 마흔세 명 가운데 서른다섯 명이 정치인이었다. 야구의 인기를 토대로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항쟁을 계기로 사회가 유연해지고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LG 트윈스는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경기에 구단 명예선수인 배우 박성웅(43)을 시구자로 선정했다. KBO 리그 역사가 더해져 프랜차이즈 선수나 구단에 업적을 남긴 관계자들까지 시구자로 등장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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