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은행이 사는 법]핀테크發 주도권 쟁탈전 치열해진다
비대면채널시스템 확보에 사활…바이오 인증 인터넷전문은행도 경쟁 본격 나서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아직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용의 눈동자'를 찍지는 못한 단계다. 전국에 깔린 디지털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어떤부분을 좋아하고 시장 수요가 있는지 확인해나가고 있다."(권준석 신한은행 미래채널부장)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으로 여전히 시장은 장부가의 30%밖에 평가를 안하고 있다. 은행들이 위기상황이란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핀테크와 자산관리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졌다."(한동완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
금융과 정보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 바람이 2016년 은행에 거세게 불고 있다. 작년까지가 핀테크 사업진출전략을 준비하고 예열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핀테크가 보편화되고 핀테크 시장 석권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핀테크 사업은 크게 ▲비대면채널강화 ▲모바일뱅킹ㆍ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 강화 ▲핀테크 활용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핀테크 기업 지원 등으로 분류된다. 시중은행들은 올 한해도 앞다퉈 이 분야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선점에 나선다.
핀테크 육성의 시초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공인인증서 때문에 해외에서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지급결제시스템 문제로 중국인들이 국내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따라 당시 신제윤 위원장 주도로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보안성 심의 등 갖가지 금융 규제를 폐지했다. 이후 1년간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관련 산업의 외형은 급성장했다. '핀테크'의 범위도 간편결제에서부터 해외송금, 자산관리, 모바일 뱅킹,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까지 넓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페이팔, 알리바바, 렌딩클럽 등 해외 주요 핀테크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전통적인 예대마진 기조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우리나라 금융사들에게 자극이 됐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엑센츄어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세계 핀테크 관련 벤처투자 규모는 120억달러로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 금융사의 IT비용과 인핀테크 스타트업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155개 금융기관의 IT관련 예산은 총 5조4982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증가했다. 금융 IT인력도 총 9136명으로 1년 전 보다 9.3% 증가했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은 2015년 5월 기준 44개에서 같은해 11월 기준 360개로 늘어 무려 718%나 늘었다.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핀테크 돌풍은 수요자 측면에선 스마트폰 주사용자인 30~40대들에게 금융거래 거부감을 줄이고, 공급자 입장에선 신시장 진출과 모바일 기반 고객 확대의 요구가 커지면서 핀테크 활성화에 대한 시장기대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국내 은행들도 앞다투어 핀테크 강화 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비대면 채널' 인증이다. KEB하나은행은 2일 스마트폰 뱅킹(원큐뱅크ㆍ1Q Bank)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인증만으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손바닥 정맥지도 인증으로 카드 발급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스마트 무인점포)를 전국 17개 지점에 24개 설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를 전국 5개 점포에 설치했다. IBK기업은행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홍채인증 ATM 2대를 시범 운영 중이고, NH농협은행은 지문인증으로 로그인과 상품 가입 등이 가능한 'NH스마트금융센터'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았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비대면 실명인증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실용성과 유효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술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용량 큰 시스템을 확보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등 핀테크분야에서 특히 기술확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르면 하반기에 문을 여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생체인증을 비롯해 모바일뱅킹, 자산관리서비스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핀테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로 인해 금융의 영역이 넓어지고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다보니 결제, 보안 빅데이터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판의 주도권을 갖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은행들간 핀테크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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