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에 이르러 16세기의 해부학자 베사리우스가 자세한 뇌의 구조를 밝히게 되었고, 19세기 말 카밀로 골지가 은염색법을 발명하고 난 후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뇌의 기능적 단위는 뉴런(신경세포)임을 밝혀냈다. 이후 뇌연구는 의학, 전기생리학, 분자생물학, 발생유전학, 심리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의 긴밀한 협력연구를 통해 융복합학문의 대표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수억 광년 떨어져 있는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고 있고, 원자보다 작은 소립자까지 알고 있으나 양쪽 귀 사이 3파운드 정도의 뇌의 신비는 아직 모르고 있다"고 말하면서 인류의 마지막 프론티어 과제인 뇌의 신비를 밝히고 뇌질환 극복을 위해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Initiative 뇌지도 작성사업에 향후 10년 이상 45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이 뇌지도 작성사업은 미래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하였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보다 3개월 앞서 인간 뇌를 재구성하는 Human Brain Project(HBP)에 향후 10년간 1조8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역시 발표하였으며, 지난주 일본은 미국과 EU 사이의 틈새전략으로 마모세트원숭이 뇌지도 작성에 연 400억~500억엔씩 10년 이상 투자하겠다고 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뇌연구 분야에 과감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뇌분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지난 3년간 연평균 26.7%씩 증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올해에 이르러서야 이제 약 10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뇌연구에 투자되고 있으며 이는 아직 미국의 180분의 1, 일본의 2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뇌연구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전향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따르기를 기대해본다.
서유헌 한국뇌연구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