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미국에 대한 호감도 높지만 한미관계 불평등하게 보아
민간 씽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24일 '한미동맹의 도전과 과제:한미관계와 동북아 내 미국의 역할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을 협력대상으로 본 한국인의 비율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80%대를 유지해, 중국을 협력대상으로 본 한국인이 50%대에 머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일본을 협력대상으로 본 한국인은 20%대에 불과했다.
한국인은 한미동맹에 높은 지지를 보냈고, 양국이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하는 것에도 찬성했다. 93%의 한국인은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경제 부담이 가중돼도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한 한국인은 83%, 통일 이후에도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답한 한국인은 66%로 나타났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재난구호활동과 해외파병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 한국인 역시 각각 87%와 65%로 과반을 넘었다.
아산연은 그러나 한미양국은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국인의 다수가 한미관계를 불평등하다고 평가했다는 점이다. 65%의 한국인이 한미관계가 불평등하다고 보고 있다. 한미관계가 평등하다고 본 응답자의 14%만이 통일 이후 한미동맹이 필요치 않다고 답한 것에 비해, 한미관계가 불평등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통일 이후에 한미동맹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37%나 됐다.
또 한미관계를 평등하다고 본 응답자 중 다수인 68%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본 반면, 한미관계를 불평등하다고 본 응답자는 한미 FTA가 미국에 더 이득이라는 비율이 52%로 매우 높았다.
또 한국인 사이에서 협력해야 할 국가로 미국보다 중국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인은 향후 정치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국가로 45%가 미국을 꼽았지만 39%는 중국을 지목했다.
향후 경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국가로는 67%가 중국을 꼽은 반면, 22%가 미국을 선택했다.
정치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한국인 중 43%가 한미일 안보협력 대신 한중 안보협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래에도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본 응답자 중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대신 한중 안보협력을 해야 한다는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아산연은 미국이 앞으로도 한일 갈등 조율에 실패하고, 일본에 치우친 모습을 보인다면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한국인의 지지가 줄어들 수 있으며 미국이 요구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정당성 마저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산연은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예고, 지역 국가 간 군비경쟁 심화 등으로 높아진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 는 상당수 한국인 사이에 존재하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 정서와 불신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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