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해의 세태를 사자성어로 표현해온 교수신문은 2013년이 ‘제구포신’(除舊布新)으로 시작해서 ‘도행역시’(倒行逆施)로 끝을 냈다고 했다.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것을 펼치자’는 희망찬 새해 염원이 결국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하는’ 실망을 남겼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혼란의 연속이었던 나라 안 사정을 꼬집은 듯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통령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소통’과 ‘국민대통합’을 약속한 정부는 ‘불통’과 ‘국민 편 가르기’라는 정반대의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
인천은 또 올해 1/4, 3/4분기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에서 전국 지자체 중 1, 2위를 차지해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을 집계한 196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들의 송도 입주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難題)도 많았다. 송영길 시장 취임부터 최대 숙제였던 인천시 재정 문제는 올 초 겨우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 여전히 빚더미다. 송 시장 스스로 말했듯이 임기동안 신규사업은 엄두도 못낸 채 앞으로 계속 빚을 갚는 데 매달려야 한다. 2016년 매립이 종료되는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싸고 인천시와 서울시간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이렇다할 논의조차 없이 흐지부지 상태다. 이 문제는 양 단체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시간만 끌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인천시는 2014년 시정철학이 될 사자성어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정했다고 한다. 동주공제는 손자(孫子) 구지편(九地編)에 나오는 말로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이다. 즉 ‘이해(利害)와 어려움을 같이 함께한다’는 의미다. 인천시와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2013년의 난제를 현명하게 풀어가기를 기대해본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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