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서문에서 "이 책은 동료 경제학자들을 일차 독자로 삼아 쓰였다"며 고전학파의 '세(Say)의 법칙'을 놓고 논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한다. 세의 법칙은 수요가 공급에 의해 창출된다는 주장이다. 만들면 팔리게 돼 있다니, 요즘에는 경제학 교과서 밖에서는 거의 거론되지 않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궤변이지만 케인스가 일반이론을 쓰기 전까지는 법칙으로 통했다.
케인스가 경제학에 족적을 남긴 건 기존 주류 경제학을 깨서가 아니다. 그는 세의 법칙을 부순 뒤,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정부가 나서서 수요를 일으켜야 한다는 유효한 처방을 제시했다.
요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주류 경제학을 향해 공세를 펴고 있다. 장 교수는 최근 일간지 가디언에 "대학의 경제학 수업이 급변하는 경제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는 "오늘날 경제학은 수학과 통계학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과거 가톨릭 성직자들이 성경 번역을 거부해 라틴어를 모르는 사람은 성경을 읽을 수조차 없게 한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한ㆍ미 FTA와 한ㆍEU FTA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는 FTA 효과가 더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장 교수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뿐 아니라 한국 경제를 위해서 갖는 바람이다.
백우진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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