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토스카' 박세원 감독 "오페라는 원래 서민들 음악, 더 재밌는 장르로 만들 것"
"우리 젊은 층들 새로운 문화에 대한 욕구 강해..2030층 오페라 공연 반응 뜨거워"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대학교 오페라 연구소의 박세원 예술감독은 요즘 한참 오페라 '토스카' 공연의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충무아트홀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라 트라비아타'에 이어 충무아트홀이 순수예술 지원을 위해 자체 제작한 두번째 오페라다.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연출뿐만 아니라 직접 무대로 섰던 박 연출가는 "이번에는 한창 전성기에 있는, 바로 세계 무대로 내보내도 손색이 없는 후배들을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토스카'는 '나비부인', '라보엠'과 더불어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고전이다. 오페라로는 유일하게 추리극 형식을 취하면서도 사랑과 질투, 음모와 암투, 폭행과 살인 등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오페라 초보들도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추리극으로서 마땅한 긴장감을 가지려면 가사가 정확해야 하고, 심리묘사나 의상 등도 요즘 사람들이 보기에 객관적으로 타당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염두해 두고 있다."
실제로 박 감독은 1984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는 토스카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 역을 맡아 직접 무대에 올랐다. 박 감독은 "내가 테너 출신이기 때문에 성악가들에게 비인간적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시키지 않는다"며 "오페라는 뮤지컬과 달리 마이크를 쓰지 않는다. 폐를 잔뜩 팽창시킨 상태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악가들을 배려한 연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980~90년대를 주름잡던 '테너' 출신으로 박 감독은 2007년부터 서울시오페라단장을 6년간 맡으면서 '오페라의 대중화'를 이끌어왔다. 단장 시절 '찾아가는 오페라'와 '해설이 있는 오페라'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충무아트홀 공연 역시 그 일환이다. 박 감독은 지난 7년간의 성과에 대해 "목표를 많이 이뤘다고 자만하고 있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전에는 표를 줘도 오지 않던 사람들, 특히 20~30대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는 설명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우리 젊은 층들은 기본적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많이 추구한다. 대중음악, 팝, 랩 등에서부터 클래식까지 알고 즐기겠다는 욕망이 강하다. 이전에 공연할 때는 유럽 사람들도 와보고 깜짝 놀라더라. 자기네들 공연장에는 나이 든 사람밖에 없는데, 어떻게 여기는 이렇게 젊은이들이 많이 찾냐는 거지. 그러나 엄밀히 보면 취미를 강요하는 것은 세련된 것이 아니다. 유럽이 문화에 있어 앞선 것은 다양성, 주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 교양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선도당하지 않는다."
'오페라의 대중화'라고 해서 모든 국민이 오페라를 봐야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박 감독은 "다만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 오페라를 보고 매력을 느껴 차츰차츰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되기를 희망한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오페라는 서민들이 많이 들었던 음악이다. 그러나 클래식화되다 보니까 대중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몇 살 이하의 어린이들은 공연 출입을 금지하고, 어느 장면에서는 박수를 쳐야 한다는 등의 이런 구태의연한 교육도 문제다. 문화는 강요해서는 절대 안된다. 진짜 재밌게 즐기는 장르로, 오페라 인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