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한해 6억원 예산들여 간판 개선 사업…창문 이용한 불법간판 또다시 우후죽순 설치

▲서울시의 간판 정비 작업이 실시된 이후 창문을 이용한 불법 옥외 광고물이 성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간판 정비 작업이 실시된 이후 창문을 이용한 불법 옥외 광고물이 성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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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도시 미관을 위한 간판 정비 사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주들이 또다시 창문을 이용한 불법 간판을 설치하면서 지자체의 관리감독 소홀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서울시 주요 지역을 점검한 결과 간판 정비 시범 구역으로 선정돼 새 간판으로 교체한 후에도 창문에 다시 불법 광고물을 설치한 건물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도곡동에 위치한 15층 빌딩에는 병원 등 10여개 업소의 불법 광고물이 건물 유리창을 빼곡히 채운 모습이었다. 건물 2~3층 높이에 가로간판이 설치됐음에도 불구, 업소가 위치한 층의 창문 한 개당 한 글자씩 커다랗게 상호명을 붙인 채 광고를 하고 있었다. 늦은 오후가 되자 서초동의 한 8층 건물 창문에 설치된 큼지막한 간판에서는 네온사인이 켜졌다. 이처럼 창문에 간판을 붙이는 것은 모두 광고물 규정을 어긴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부터 25개구 가운데 22개구를 대상으로 건물 외벽을 어지럽게 뒤덮는 간판을 정리하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해 정비가 필요한 건물들을 대상으로 불법 간판을 철거하고 디자인과 통일성을 살린 새 간판으로 교체하는 작업이다.

"정비사업 왜 했나"…불법간판 창문마다 '덕지덕지'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최근 일부 업주들이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창문을 이용해 광고물을 설치하는 행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제17조)에 따르면 창문을 이용한 광고는 건물 2층 이하의 창문이나 출입문에만 표시할 수 있으며, 광고물 형태나 건물 구조에 따라 한 폭이 20㎝ 또는 45㎝이하여야 한다.

서초동에 사는 백모(45)씨는 "길을 가다가 유리창 가득 커다랗게 붙은 상호로 도배된 건물을 보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라며 "기존 간판의 크기만 줄었을 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간판 정비 사업에 드는 한 해 예산은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합쳐 각 구마다 4~6억원 가량이며, 간판 제작비용으로 점포당 최대 250만원이 지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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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간판 정비를 할 때는 불법 광고물을 모두 철거한다"며 "그 이후 설치된 광고물에 대해 해당 구청이 처리해야 하는데 사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창문을 이용한 불법 간판에 대해선 구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시정하지 않는 경우 강제철거를 하거나 이행 강제금을 최대 500만원까지 부과 조치할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불법간판에 대해 확인 후 시정명령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도시미관 개선을 위한 사업인데도 업주들이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장사가 안 되면 책임질 것이냐, 영업 방해다'고 따지는 등 점포주들과의 갈등 때문에 간판 정비 현장에서 애로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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