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월세 공급물량 넘쳐 지난달보다 0.2% 하락…귀한 전세는 열달째 상승세


서울시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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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전세시장이 비수기를 잊었다. 무더위에도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세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된다. 매매시세는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월세가 동반 하락한 것은 새로운 트렌드다. 저금리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 전셋값은 전월 대비 0.22% 오르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0.20%, 0.23% 오르며 지역에 상관없이 전셋값이 강세다. 이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66.7%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함종영 한국감정원 책임연구원은 "수도권은 기존 전세주택의 월세 전환에 따른 매물 감소로 전세물건이 품귀를 나타내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면서 "지방은 국가산업단지와 혁신도시 배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꾸준한 강세를 보이며 10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전월보다 오름폭은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전세 보증금으로는 기대만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없는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매월 일정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월세보다 전세로 살기를 원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셋집이 희귀해져 전세 보증금 상승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전국 주택 월세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전국 주택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2%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서울(-0.4%)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전(-0.3%)과 부산(-0.2%) 등 지방 대도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부동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4ㆍ1부동산 대책의 한계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월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부동산분석부장은 이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로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노후주택의 수요 감소, 신축 연립ㆍ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공급이 지속됨에 따라 수도권은 월세가격이 하락했고 지방광역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세가격 하락의 원인을 과잉 공급 논란 끝에 국토교통부가 수급 조절에 들어간 도시형생활주택과 수익형 부동산 열풍의 중심에 섰던 오피스텔로 지목한다. 앞서 인허가 받은 물량들이 속속 입주를 시작하면서 월세가격 하락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전ㆍ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주차장 규제 등을 완화, 지난 2009년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이 급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2009년 1688가구, 2010년 2만529가구, 2011년 8만3859가구, 2012년 12만3949가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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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생활주택은 착공 이후 준공까지 1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이 지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도 공급이 가장 많이 이뤄진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입자보다 준공되는 물량이 많은 상황이어서 시세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렇게 월세가격이 떨어져도 세입자들은 피부로 체감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입지에 따라 월세가격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금리가 내려가면서 월세가격도 소폭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월세 가격은 내려가는 반면 전셋집은 부족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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