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 학사모를 벗어 던지다
간병인·건설업 등 대다수 직업 고학력자 필요없어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명문 대학 졸업장이 '취업 보증수표'인 시대가 조만간 저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의 직업은 대학 졸업장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미 노동부가 지난해 1월 공개한 '2020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대다수 직업에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가할 직종은 간병인이다. 미국의 경우 2010년 현재 86만1000명에 불과한 간병인 수는 2020년까지 70.5% 늘어 146만8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택 간병 일자리도 69.4% 증가한 172만3900개가 될 듯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가 대폭 늘고 경제 중심이 서비스로 이동하는 데 따른 것이다. 환자의 질병에 대해 설명하고 병원 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의료비서는 지금도 자리가 많다. 2010년 50만8700명인 의료비서는 2020년 71만8900명으로 늘게 된다.
건설 근로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할 듯하다. 특히 전문 기술자 보조에 대한 수요가 넘쳐날 것이다. 석공과 타일기술자 조수는 2010년 2만9400명에서 2020년 4만7000명으로 60.1% 급증할 듯하다. 목수 보조 업무도 10년 사이 55.7% 는다. 배관공 조수는 5만7900명에서 8만4200명으로 늘 것이다. 제철 기술자와 콘크리트 보강 직종은 1만9100개에서 48.6%, 유리장이ㆍ벽돌공ㆍ석공 일자리는 각각 42.4%, 40.5%, 3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졸업장이 꼭 필요한 직종도 급성장 가능 직업군에 포함됐다. 전문 의료지식이 필요하거나 수준 높은 경제 지식이 있어야 하는 업무가 바로 그것이다.
의료 설비 개발직인 생의학공학자는 2010년 1만5700명에서 2020년 61.7% 증가한 2만5700명이 될 듯하다. 통역사와 번역가 일자리는 2020년 42.2% 증가한 8만4200개가 필요하다. 시장조사 분석가는 28만2700명에서 11만6600명이 추가 배출될 분야다. 청각장애를 연구하는 청각학자는 36.8%, 건설업이나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산출하는 비용산출 전문가도 36.4% 늘게 된다. 의과학자(역학자 제외)와 수의사는 각각 36.4%, 35.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다수 일자리에 지원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다수 일자리 수요는 넘치지만 대학 졸업자들이 이들 직업을 기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고학력자의 취업률은 다소 늘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실업률은 7.5%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실업율은 3.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늘었다.
직장에서 수개월 실무 교육으로 익힐 수 있는 직종을 대학에서 배운다는 것은 개선돼야 할 점이다. 일례로 급성장 가능 직업군 가운데 초음파 검사직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꼭 대학에서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초음파 검사의 경우 2010년 5만3700개 일자리가 2020년 7만7100개로 증가할 것이다.
같은 기간 일자리가 52% 늘 것으로 전망되는 동물간호사 역시 자격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학 교육 없이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향후 7만7400개의 일자리가 더 필요한 물리치료사, 6만8500개가 더 필요한 치위생사, 2만3200개가 더 필요한 건강평가사도 직업 교육으로 배출 가능하다.
포브스는 많은 고용주가 대졸자를 선호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취업할 수 있는 사회풍조가 불필요한 대학 교육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 실업률 통계를 봐도 저학력일수록 실업률이 높다. 25세 이상 고교 중퇴 이하 학력자의 실업률은 11.6%로 평균 실업률을 훨씬 웃돌았다. 이어 고졸자 7.4%, 전문대 졸업자 6.4% 순이다.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실업률이 가장 낮았다.
한편 직업치료 보조사, 가족치료 전문의, 정신건강 상담사 같은 '낯선' 직종도 급성장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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