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기업 '개성 시각차' = 9조+@…결국 소송?
'보상금 전쟁(錢爭)', 몰려오는 개성 후폭풍
-정부는 1조(兆)주장과 큰 격차...손해배상청구소송 준비
-유일한 보호장치 경협보험 이외 추가 지원 목청 높여
29일 개성입주기업에 따르면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회계법인과 로펌에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액 산출과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등에 대한 법리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이르면 30일께 관련 내용을 전달 받은 후 피해액 발표ㆍ소송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A 입주기업 대표는 "객관적인 피해액을 산출하기 위해 회계법인과 로펌에 피해액을 산출해달라고 의뢰했는데 이때는 잠정폐쇄 직전이었다"며 "폐쇄에 따른 피해액까지 포함한 결과를 다시 산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어 이 작업이 진행 중이며, 소송 여부 결정은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하는 것은 유일한 보호장치인 남북경협보험만으로는 재기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단 입주 기업 123개 가운데 96개와 협력업체 45개사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남북경협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기업 1곳당 최대 70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총 보험금이 3515억원에 불과한데다 상당수 업체가 보험료를 적게 내려고 최대 보상액을 줄여 가입해 보상금액이 적은 상황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27곳은 보상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재기를 위해서는 경협보험 외 대출 등 정부의 추가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협보험 외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정확한 피해액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까지 정부가 밝힌 금액은 입주기업들의 추산액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 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우리 측의 피해규모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통일부도123개 입주기업이 투자한 액수가 5568억원, 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55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입주기업들은 투자액에 연간 생산액을 더해야 할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철수로 인해 거래처가 끊기는 등 유형무형의 피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현재까지 파악한 순수 매출 손실만 최소 3조원에 달하고 원청업체들의 손해배상요구액까지 합치면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개성공단 입주기업간 피해액이 최대 10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회손실 여부의 반영 여부 때문이다.
정부는 가동중단에 따른 직접적 영업손실을 따지고 있지만 입주기업들은 영업손실과 함께 원청업체들의 손해배상청구까지 물어줘야 하는 3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섬유봉제업체 3곳이 원청업체로부터 손해배상청구 통보를 받은 상황으로, 입주기업들은 앞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창섭 개성공단기업협회 고문은 "정부가 123개 업체만 갖고 피해액을 산출하고 있는데 50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전문가인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이 폐쇄라는 최악의 경우에 직면할 경우 입주기업 및 협력업체의 피해액이 5조~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개성공단 내 인프라 구축과 설비투자에 들어간 비용 1조원과 현재 개성공단 내 완제품 및 원자재 피해손실 5000억여원, 123개사의 연간 매출 손실 5000억여원, 협력업체 5800개의 손실액 3조원 등이 합해진 결과다. 여기에 주식시장이나 환율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간접 피해액을 4조원 정도로 본다면 직간접 피해는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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