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십년째 미개발지로 방치돼온 양천구 갈산지역이 새로운 주거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 최초로 환지방식 공영개발이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환지방식이란 개발토지 일부는 공공시설용으로 쓰고 일부는 체비지 매각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 나머지는 일정기준에 따라 기존 토지소유자에게 땅을 주는 방식이다.
1990년대 들어서는 인근 목동 신시가지 일대에 고층 아파트가 조성되며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다. 주민들이 주거 환경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개발계획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시계획관리상 자연녹지지역은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시는 개별적인 정비방안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난 9월 서울시가 자연녹지지역, 1종 일반주거지역 위주였던 사업지를 2종으로 올리는 종상향에 허가를 내리면서 개발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기부채납에 따른 시프트(장기전세주택) 공급안도 확정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영개발을 제시한 양천구의 노력이 눈에 띈다. 주민들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지역조사는 물론 관련 법규 검토 등 SH공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개발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후 주민공람, 주민설명회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입안절차를 완료하고 서울시로부터 개발 필요성을 인정받아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영개발을 전제로 허가를 받았다.
논란이 됐던 시프트 공급방안은 백지화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앞서 서울시는 사업 승인 과정에서 기부채납 이외에 시프트 추가건립을 요구했다. 이후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사업지내 공익시설 용지에 문화체육시설을 짓는 것으로 마무리되면서 나머지 60%에 해당하는 2만여㎡에는 공동주택 355가구와 시프트 82가구가 들어서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갈산도시개발사업은 서울시 최초의 환지방식 공영개발로 새로운 도시개발사업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번 기회로 다른 개발소외지역에 대한 장기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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