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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이니셜의 정치학…GH, CS, HQ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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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영문 발음 어렵고 상징성 떨어져 '朴' 통용
YS·DJ·JP…영문 이니셜은 막강 정치력 상징
일부 정치인은 부정적 이미지때문에 꺼리기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4.11총선 승리 이후 대선가도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특별한(?) 고민이 한가지 생겼다. 최고권력자나 대권주자 급의 정치인에게만 주어지는 영문 이니셜 약칭이 마땅치 않다는 것. 'DJ'(김대중 전 대통령)나 'MB'(이명박 대통령) 같은 영문 이니셜을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박 위원장의 영문 풀네임(Guen Hye, Park)을 감안할 경우 'GH'가 된다. 발음하기 어렵고 상징성도 떨어진다.
정치인들에게 약칭은 어떤 의미일까? 영문 약칭으로 불리는 것 자체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의 상징이다. 이는 또 언론 등에서 대선주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홍보수단이 된다. 우선 영문 이니셜의 어감이 좋고 발음이 쉬어야 한다. 반대로 어감이 좋지 않고, 발음이 어려우면 쓰기 힘들다. 박근혜가 그런 케이스다.

물론 거물급 정치인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영문 이니셜이란 특혜(?)가 주어지진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도 비슷하다. 여의도 정가에서 이 의원을 'SD'라고 불렀지만 이니셜의 존재감은 떨어졌다. 1992년 대선에 출마했던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당시 "CY라고 불러달라"고 스스로 요청했지만 통용되지 못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YS(김영삼)ㆍDJ(김대중)ㆍJP(김종필) 등 '3김'은 복 받은 경우다.

영문 이니셜로 쓰이는 게 어렵다보니, 정치인들 가운데는 자신의 성(姓)을 약칭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문 이니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성(姓)을 활용한 '노통', '노짱' 등으로 불렸다. 최근의 대선 주자들도 '朴(박근혜)', '安(안철수)', '文(문재인)' 등의 약칭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 또한 동일한 성의 정치인이 부상하면 혼동되기 쉽다는 단점은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정치인이 이니셜 약칭을 쓰는 것에 대해 "과거 정치권의 DJ, YS 등 약칭 사용이 신문의 기사작성 등 편의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이니셜은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박 위원장의 주변에서 영문 이니셜을 시도한 적은 있다. 2007년 경선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GH'라고 부르며 우수 상품을 인증해 주는 'GH 마크'와 연계시켜 '능력을 검증받은 우수한 정치인'이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도 과거 "GH는 대화합(Great Harmony)을 뜻한다"며 영문 이니셜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마땅한 약칭을 찾기 어렵다. 그의 영문 이니셜은 'CS'가 된다. 일부 누리꾼은 트위터 등에서 "CS가 경영학의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의 약자와 같다"며 유권자를 만족시킬 후보라고 해석하지만 여전히 언론에서는 '安'이란 약칭을 사용한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HK'가 아닌 'HQ'를 스스로 유포시켰다. 'HK'는 거센 소리가 이어지고 발음상 5글자나 되지만 'HQ'는 3글자로 입에 달라붙는데다 'High Quality(고품질)' 등의 뜻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문 이니셜이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정치인도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이다. 문 대행은 이름 전체를 영문 이니셜로 하게 되면 'SK'가 돼 대기업 상호와 같아진다. 유 공동대표 또한 영문 이니셜을 하게 될 경우 'SM'이 돼 연예기획사나 자동차 등이 연상되기 때문에 '시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영문 이니셜도 'DG'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연상시킨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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