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만세-①종신형 개인연금이 답이다
오는 2020년 月 417만원 돼야 안정적 생활 가능
차량 유지비ㆍ생활비 쓰면 경조사 챙기기도 빠듯
40세 月 50만원 10년 불입 65세 부터 月 65만원 지급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2022년으로 은퇴생활 5년차를 맞는 홍길동씨(가명ㆍ62세). 그는 5년 전인 2017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할때만 해도 홍 씨는 노후생활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두 명의 자녀가 취업을 했고, 시내(영등포구)에 아파트도 한 채 갖고 있던 터라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리라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친지의 자녀 결혼 등 경조사 소식을 접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은퇴하고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은 아직도 못지키고 있다. 문제는 홍 씨가 빡빡한 노후에서 벗어나지 쉽지 않다는 것. 3년 뒤 홍 씨가 만 65세가 되면 받게 되는 월 200만원의 국민연금은 온전히 지급된다는 보장이 없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국민연금관리공단 재정이 악화된 탓이다. 뉴스에서는 지급 개시 연령을 만 70세까지 연장하고, 지급액도 줄일지 모른다는 우울한 보도가 이어졌다. 만 60세 부터 받기 시작한 개인연금도 80세까지 지급되는 터라 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기초생활비 월 155만원, 정밀검사를 제외한 건강검진비 연 80만원(부부 2인 기준), 의료비 월 56만원만 감안한 금액이다. 이는 올해 화폐가치 기준에서 물가상승률 연 3% 인상을 감안한 수치다.
이 금액으로는 은퇴하기 전에 누렸던 문화생활과 경조사를 챙기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 노년기 필수 이동수단인 승용차도 엄두를 못 낼 판이다. 만약 배기량 2000cc급 승용차 1대를 소유하고, 경조사비용을 챙기면서 연 1회 동남아 해외여행을 한다면 매월 417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월 417만원은 은퇴자가 경제활동 기간 누렸던 생활수준의 70%를 감안해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전 생활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월 700만원 이상의 소득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부가 매년 한 차례 정밀진단을 포함한 건강검진을 받고, 3000cc급 대형승용차를 보유하면서 골프 등 레저활동도 즐길 수 있기 위한 금액이다.
◆종신형 개인연금 가입 확대 필수=보험전문가들은 은퇴 이후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외에도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인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기는 등 은퇴 후 생존 기간이 30년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사망 때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형 개인연금은 필수 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개인연금도 통상 20년 가입 후 종료되기 때문에 노후 안전장치로는 2%가 부족하다"며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역모기지 상품도 안정적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경제활동 기간 동안 개인연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올해 현재 40세 남자가 월 50만원 씩 10년 동안 납입하고 만 65세 부터 연금을 받는 조건(연금 지급 전 투자수익률 연 6% 가정)으로 가입했다면, 월 65만원 정도의 연금이 사망 때까지 지급된다. 연금 지급 이후 가입자가 조기에 사망하더라도 최소 20년 동안 부인 등 가족에게 지급된다.
조태진 기자 tj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