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땅을 소유한 재계 인사는 롯데그룹 2세인 신영자 롯데쇼핑 전 사장(본인 및 자녀 명의), GS그룹 3세인 허세흥 GS칼텍스 전무, 고희선 농우그룹 회장,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장남 명의) 등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한창인 2005년을 전후해 농지법을 위반한 상태에서 사들였다.
그동안 경기를 탓하며 투자를 하지 않더니만 본인과 자녀 명의로 땅은 뭐 하려고 샀을까. 삼성가의 소송은 유산 상속, 그것도 남의 이름으로 해뒀다가 드러난 차명(借名)재산을 둘러싼 다툼이다. 재벌가의 상속을 둘러싼 편법ㆍ불법 행위와 문어발식 경영은 과거에도 지적돼왔다.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역을 침범해 피해를 안겨주는 독성이 있다 해서 '지네발식 경영'이란 말까지 나온다. 이러니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앞다퉈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재벌개혁론이 힘을 받는 것이다.
평창 일대에 20억원 상당의 땅을 매입해 투기 의혹을 받은 강호동씨는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문제의 땅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하지만 재벌가 인사들은 '은퇴한 뒤 살려고' '농사 지으려고'라고 변명하며 투기는 아니라고 강변한다. 재벌 스스로 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지 살펴보고 먼저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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