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특허출원 26만건…5.9% 증가
단순 방어 넘어 라이선싱 등 전략
수익 창출형 IP 생태계 구축 필요
초고속 심사제도 등 통해 뒷받침
심사관 충원·금융 키워 지원 강화

"한국은 특허출원 건수로 세계 4위에 빛나는 명실상부한 특허 강국입니다. 하지만 이를 사업과 연계해 실제 수익을 내는 과정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뼈아픈 '약한 고리'입니다. 이제 특허는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거대한 부를 창출하는 강력한 무기가 돼야 합니다."


김용선 지재처장이 1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특허를 활용한 수익 창출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김용선 지재처장이 1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특허를 활용한 수익 창출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1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방어형 지식재산(IP)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수익 창출형 IP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글로벌 '특허괴물(NPE)'들의 맹공이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을 옥죄는 현 상황에서 국가 지식재산 전략의 패러다임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재처는 이미 변화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핵심 기술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단 '19일' 만에 특허를 내주는 초고속 심사제도를 안착시켰고, 12조원을 훌쩍 넘긴 'IP 금융'을 마중물 삼아 기술 벤처를 유니콘으로 길러내는 전초기지 역할을 자처한다.

인공지능(AI) 대중화로 폭증하는 특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1000명의 심사관을 확충해 '속도'와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특허를 활용한 '수익구조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배경은.

△지난해 국내 특허출원은 26만797건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특허출원 국가다. 양적 증가에 머물러선 안 된다. 기술 보호를 위한 방패 개념에서 특허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창'의 역할도 중요하다. NPE는 제품은 만들지 않지만 특허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뒤집어 보면 특허 자체가 강력한 사업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기업들도 단순 방어에서 벗어나 라이선싱, 특허 거래, 글로벌 소송 대응까지 포괄하는 공격적 IP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가 NPE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질수록 NPE가 노릴 수 있는 합의금과 로열티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각국이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선제적 특허 확보다. 핵심 기술을 미리 특허화하고, 확보한 특허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역시 글로벌 특허분쟁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해외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AI·반도체 분야 중심 초고속 심사제도를 평가하면.

△지난해 10월부터 첨단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초고속 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기업과 창업기업 중심으로 연간 약 8000건의 신속 심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한 이차전지 수출기업이 초고속 심사를 통해 단 19일 만에 특허등록을 마쳤다. 기업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시대에는 특허심사 속도 자체가 기업 경쟁력이 된다. 해외 진출이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특허 확보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AD

-빠른 심사만큼 심사 품질 유지도 중요하다.

△속도와 품질은 별개 문제가 아니다. 둘 다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특히 AI·반도체·양자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민간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첨단기술 분야 민간 전문가 165명을 전문임기제 심사관으로 채용했다. 앞으로는 이공계 청년 인재를 신규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동시에 산업 현장 경험이 풍부한 민간 경력자를 함께 활용하는 '투 트랙 채용' 전략으로 전문성을 높이겠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정부대전청사에서 '특허심사 서비스 혁신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정부대전청사에서 '특허심사 서비스 혁신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원본보기 아이콘

-특허가 자본이 되는 과정에서 'IP 금융'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IP 금융 규모는 12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8% 증가했다. 특히 IP 투자 규모는 30% 넘게 늘었다. 이는 특허와 IP가 단순 권리가 아니라 실질적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해외 특허소송 대응이나 표준특허 투자 역시 IP 금융의 중요한 영역으로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IP 투자펀드를 더욱 확대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