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택정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책효과가 나타나는 시차(time lag)가 다른 분야보다 크다는 점이다. 정책을 시작할 때와 그로 인한 수혜 발생시점이 다를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 관점의 정책변경에 대한 요구와 유혹도 많다. 그렇지만 주택정책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예컨대 지금 소 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소를 사육하지 않으면 다시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현상을 겪을 것이다. 가격과 수급이 일정하게 조절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시장의 기능이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장에 의해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을 풀어주는 것이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불확실성을 초래해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소고기와 달리 주택은 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뉴타운사업도 마찬가지이다. 도시에서는 가용택지가 고갈되고 있고 주택의 질적 개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재정비사업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지금 어렵다고 사업 추진을 중단한다면 몇 년 뒤 도시환경 악화, 주거수준 저하, 공급부족에 의한 가격상승의 문제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정부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규제를 완화하고 공공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이슈가 되어 온 전ㆍ월세 상한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장 가격을 규제하면 시장이 안정될 것 같으나 규제집행과정에서 정책시차로 단기급등이 우려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져 가격이 상승하고 질 낮은 임대주택이 양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어렵다고 미루어 놓으면 나중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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