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 2009년 2월부터 최근까지 대기환경 연구장비 발주업무를 담당해 온 A씨. 그는 지난 2009년 3월 중국의 황사 및 온실가스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조달청에 '미량가스 및 지구온난화가스 분석시스템' 구매를 요청했다.


조달청은 B사와 C사 등 2개 업체로부터 입찰서를 받아 A씨에게 기술검토를 의뢰했고, A씨는 "2개 모두 적합하다"는 내용의 비교규격서를 작성해 조달청에 전달했다. 그해 8월 조달청은 B사의 제품을 8억7100만원에 구입했다.

문제는 이듬해 터졌다. B가 납품해야할 제품 중 '미량가스 분석기'에 대해 연장 요청을 해온 것이다. 이에 A씨는 "상위 사양 측정장비 확보를 위한 납기연장 요청" 공문을 해당 부서에 보냈지만 이 부서에서 난색을 표시했고, A씨는 결국 상사의 결재도 없이 거짓말을 둘러대며 전자메모를 통해 "납기 연장 동의"를 보냈다.


그러나 수일 후 도착한 미량가스 분석기는 실제 실험한 결과 데이터가 분산되는 등 작동되지 않았다. 하자통보 기한이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달청에는 이같은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고, 다만 B사에 수리요청만 해둔 상태다. 그 결과 미량가스 분석기와 온실가스 측정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시스템 전체가 작동하지 못해 온실가스의 영향 연구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월24일부터 2월25일까지 조달청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B사 대표로부터 2008년 추석 직전 3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받는 등 세 차례에 걸쳐 11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2008년에는 'UNIT2'라는 장비를 계약하면서 업체로부터 150만원을 자신의 계좌를 통해 받는 대담함도 보였다.


이같은 납품비리를 위한 B사의 로비는 이 연구소 직원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백령도측정소에서 근무하는 D씨는 장비남품 관련 29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B사 대표로부터 2009년 설과 추석에 90만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받았고, 해마다 200만원씩 현금을 받았다. 이중 현금 270만원 백령도측정소 운영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개인용도로 썼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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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B사는 온실가스 측정 장비를 비롯한 입찰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다른 업체에게 예산 보다 고가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수법은 2006년부터 작년 말까지 국립환경과학원의 내자 7건, 외자 22건의 계약을 낙찰 받았다.


감사원은 A씨와 D씨는 물론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상사 두 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B사에 대해 입찰자격 제한 업체로 조치하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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