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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세계 최고 게임개발사 꿈꾸는 김강석 블루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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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대표
대담=박희준 부국장 겸 정보과학부장

"테라로 해외 시장 공략, 세계 최고 게임 개발사 만들겠다"


[아시아초대석]세계 최고 게임개발사 꿈꾸는 김강석 블루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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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 온 나라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눈물 흘리던 10년 전. 최고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던 데이콤을 '잘' 다니던 한 청년은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취업'이 대학생들의 지상과제로 떠오르고 '청년백수'가 본격적으로 양산되고 있던 당시 다른 이들은 그를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청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당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에서 세계적 기업을 일굴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세계에 이름을 내미는 것이었다.

여러 벤처회사를 거치며 경험과 실력을 쌓은 청년은 10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바로 400억원이 넘는 금액이 투자된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를 개발하고 있는 블루홀스튜디오의 김강석 대표다. 2000년부터 세계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김 대표는 '테라'를 통해 가장 큰 도전에 나섰다. 10년 동안의 도전에 대한 평가 역시 그의 눈앞에 다가왔다.
최근 서울 역삼동 블루홀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내년 1월 공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테라에 대해 "북미나 유럽 등 콘솔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을 최초로 MMORPG에서 구현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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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의 목표는 세계적 게임 개발사"=블루홀스튜디오는 지난 2007년 네오위즈 공동 창업자인 장병규 대표와 김강석 대표 등이 공동으로 투자해 설립, 오직 MMORPG '테라'에만 매진해온 전문 게임개발회사다. '테라'라는 게임 외에는 아무런 실적도 없다. 그러나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게임에 대한 조심스러움과 함께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김 대표는 "블루홀이라는 사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정했다"면서 "그것은 스쿠버다이버들이 좋아하는 바다 속 지형인데 그 속에 눈보라(블리자드)를 능가하는 가능성을 담아보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명에 얽힌 뒷얘기지만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능가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블리자드는 최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을 출시했다. 이 때문에 30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사전 서비스에 들어가는 '테라'와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블루홀'이 '블리자드'를 집어 삼킬 수 있는지 조만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의 포부는 더 큰 시장을 향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대작 MMORPG 전문 개발사, 글로벌 경쟁력 있는 개발사가 목표"라면서 "이미 테라는 유럽과 북미에 사전 수출됐고 중국, 러시아, 대만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해외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부터 게임에 관심 갖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외화를 벌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당시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을 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온라인게임은 해외에 수출되고 있어서 게임을 통해서 해외에 나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이 목표가 아닌 이상,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김 대표와 블루홀스튜디오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테라'에는 4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순수 개발 인력도 160명에 이르고, 테스트 인력만 50명이다. 서비스를 맡은 NHN을 비롯해 외부에서 많은 투자를 유치했지만 신생 벤처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큰 규모라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세계적 게임 개발사'라는 꿈을 향한 도전 의지만으로 4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김 대표의 경영 전략이 궁금한 것도 이 때문이다 .

김 대표는 이 같은 주변의 우려를 특유의 뚝심으로 돌파해 왔다. 김 대표의 뚝심에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있다. 김 대표는 "블루홀에는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 장르를 가장 좋아하고 잘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지만 테라 이후에도 우직하게 MMORPG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게임 개발은 한 사람이 여러 장르를 다 전문으로 개발할 수 없다"면서 "블루홀에 모인 최고의 개발자들과 함께 북미, 유럽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MMORPG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우물'을 파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원들에 대해 얘기할 때도 그는 좀 더 활력과 자심감이 넘쳤다. 김 대표는 "블루홀의 아트팀 역시 최고"라는 말을 인터뷰 내내 여러 번 되풀이했다.

게임 회사의 개발자들이 개성과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지만 개인적일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블루홀의 직원들은 어려서부터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동경해왔고,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소개하고 "게임 개발은 몇 가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력보다는 열정과 실력을 중요시 한다"고 밝혔다.

대작 MMORPG를 개발하고 있는 김 대표가 즐기는 게임은 뭘까. 즐기는 게임을 묻는 질문에 '라이트한 게임머'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콘솔게임도 하지만 주로 새로 출시된 MMORPG는 다 해본다"면서 "게임을 좋아하고 이 비즈니스가 가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게임 시장 지형 바꿀 '테라'=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할수행게임(RPG)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테라는 언뜻 보면 전형적인 판타지 3D 게임이지만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투시스템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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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를 프리 타깃팅 전투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기존의 MMORPG에서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누구와 전투할 지 먼저 지정해서 게임을 진행했지만 테라는 상대를 지정하지 않아도 실제의 전투처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기존 MMORPG에서는 서버의 한계로 한 사용자가 여러 명과 전투를 벌이면 이를 처리하기 어려웠으나 '테라'는 이를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프리 타깃팅 시스템은 세계가 테라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라면서 "북미나 유럽 등 콘솔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을 최초로 MMORPG에서 구현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철저한 사전 현지화도 '테라'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각 나라의 문화에 맞는 게임 스토리를 제작하는 해외에서 태어난 스토리텔링 전담팀이 있다"면서 "단순히 게임을 번역하는 게 아니라 그 문화권의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재창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테라'의 정식 서비스와 함께 '테라'의 세계관을 다룬 소설 출간도 추진하고 있다.

'테라'는 내년 1월 정식 서비스에 나선다. 비즈니스 모델도 '정액제'로 정했다. 국내에서는 '리니지', '아이온' 등 이른바 '대박' 게임을 제외하고 정액제를 정착시킨 게임이 없다. 그만큼 김 대표는 테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테라'의 목표에 대해서 김 대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개발자로서 사용자에게서 박수 받을 수 있는 게임, 10년 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지금은 정식 서비스에 맞춰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또 "MMORPG는 캐주얼 게임과 달리 커뮤니티 기능 등이 있어 다른 게임으로 바꾸기 힘들다"면서 "기존 게임 사용자를 노리기보다는 나름대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최근 게임 산업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업계 여론은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전하고, "규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겠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은 게임 사용자들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게임 업계 스스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강구해야한다"면서 "과몰입 방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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