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중국의 ‘북한 감싸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천암함 사태에 이어 이번에도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비난 성명 발표를 방해하고 있는 것.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영국은 UN 안보리의 이름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연평도 무력도발을 비난하는 2가지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성명서 초안을 안보리 이사국들에 공개했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만 이 논의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한국 등은 성명서에 ‘북한을 비난한다(condemn)’와 ‘북한이 안보리 대북 제제 결의안을 위반했다(violation)’는 문구를 명확하게 삽입하기를 원했다. 또한 프랑스와 영국은 연평도 무력도발에 관한 성명에 ‘북한이 한국을 공격했다(attack)’는 구절을 분명하게 밝히기를 바랬다.


15개 안보리 이사국은 프랑스와 영국의 성명서 초안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은 ‘condemn’과 ‘violation’을 삭제하고 북한을 탓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한 서방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성명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면서 “재논의될 가능성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에 대한 논의 역시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안보리에서 합의 사항이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안보리 대북 비난 성명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좌초된 이날, 북한은 자국 언론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자랑했다고 비꼬았다.


한편, 한국은 천암함 때와는 달리 차분하게 대응했다. 통신은 “한국이 불만족스러운 성명서가 도출되는 것을 우려해, 천암함 때와는 달리 안보리를 압박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중국의 반대를 예상, 연평도 사태를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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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천암함 침몰 당시, 한국은 안보리에게 대북 비난 성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대로 성명 발표가 몇 달간 연기됐고, 7월이 돼서야 나온 성명서는 공격자를 북한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안보리와 거부권을 가진 중국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이번달 초 개최될 한국-미국-일본의 고위급 회담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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