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어제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했다. 앞으로 한국 및 EU의 27개 회원국은 각각의 의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 실제 효력은 사실상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EU로서 첫 FTA이며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뚫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유럽산 구두나 위스키를 사러 면세점에 갈 필요가 없어지며 수년 내 유럽산 자동차를 최고 2000만원까지 낮은 가격에 살 수 있게 된다. 돼지고기도 장기적으로 싸지게 된다. 유럽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 컬러TV와 신발 등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거나 크게 낮아진다. FTA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구매 선택폭의 다양화, 수출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인 셈이다.
따라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FTA에 반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차피 세계 각국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다른 나라와 FTA를 추진해 어느 나라가 먼저 관세인하 혜택을 빨리 누리느냐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먼저 EU에 첫 FTA로 진출하는 선점효과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빨리 진출해서 다른 나라들이 나중에 FTA로 진출할 때까지의 번 기간 동안 집중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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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내 돼지 사육농가의 피해가 우려되고 의약품이나 화학제품 등 유럽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의 한국 공략도 거세질 것이다. 이에 따른 농가의 피해를 적절히 보상해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하며 각 업계는 경쟁력을 키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개별 업계가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해 반발하면서 FTA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외국인에게 납득시키기 어려운 기업형 슈퍼마켓(SSM) 법안의 경우 동네 구멍가게를 보호하면서도 국제기준에 맞는 방향으로 부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 수출품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시장 확대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위적인 관세장벽이 없어진 다음에는 기업의 실력이 본격 드러나게 된다. 한국산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 벤츠, 바이엘, 루이뷔통과 맞상대할 수 있는 제품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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