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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뒤처지는 IT업계, 재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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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인텔캐피탈 전무

소비자 니즈 읽은 구글 TV·아이폰
'창의력' 부추기는 기업문화 필요


구글TV, 아이폰 등 최근 IT 시장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들은 디지털시대 패러다임 쉬프트의 산물이다. 그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제품에서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중심의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하며 잠재된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켰고, IT산업에서 자체 막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아이폰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고, 구글과 인텔은 스마트 TV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등장시키며 사용자의 컴퓨팅 경험에 새로운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하드웨어의 기능이 경쟁우위에 있던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IT 기기가 등장한 것은 기술에 대한, 예전과는 다른 접근법과 창의적인 기업의 경영전략 덕분이다. 구글은 개방적이고 열린 기업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고문화책임자(Chief Culture Officer, CCO)를 두고 있다. 구글만의 문화를 생산 및 유지하고, 직원들에게 사고와 소통의 자유를 제공했다. 또 인텔은 최근 인터렉션 앤 익스피리언스 연구(IXR)로 이름지은 새로운 연구개발 부서를 발표하고 문화인류학자인 제네비에브 벨(Genevieve Bell)을 연구실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최적의 컴퓨팅 환경과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 런칭 발표에서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고민한다'며 인문학을 중시하는 애플의 철학을 강조했다.
이런 변화들은 세계 최고의 전자 기업들을 거느린 한국에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IT 및 전자 시장의 팔로워(follower.추종자)로 시작해 막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경지에 도달했지만, 우리는 기술 진보에만 치중한 탓에 사용자의 감성을 읽어내는 접근을 하는데 한 발 늦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IT 기술의 보편화로 하드웨어의 기능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개발에 소극적일 뿐더러 인문학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기술의 활용과 사용자의 니즈를 적극 수용하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것은 논리적 접근보다 창의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선진국들은 이런 창의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특히 기업들은 인문학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창의력 하나로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사례는 적지 않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개념, 아바타 아이템을 유료화한 인터넷 서비스, 휴대폰을 통한 콘텐츠 구매 결재, 한국이 종주국이 된 온라인 게임 등 해외 기업들이 한국 벤처의 창의력과 서비스 구현 능력을 높이 평가한 사례는 적지 않게 있었다. 2000년 대 중반, 한국에서 유무선 브로드밴드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의 출현을 보고, 한 해외 기업의 중역은 한국을 방문을 할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다'고 감탄했던 일도 있었다.

우리는 IT 산업 도약을 위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 우리가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이를 위해서는 첫째 기술에 대한 다각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으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우리 만의 독특한 기초학문을 기술과 접목하고, 둘째 우리가 갖고 있는 창의력의 동력이 되는 벤처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과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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