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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리먼사태 이후 2년의 금석지감

최종수정 2020.02.01 22:12 기사입력 2010.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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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15일 뉴욕시장 정오(홍콩시각 16일 자정) 무렵, 아시아에서 시작된 정책금융공사 최초의 글로벌채권(Global Bond) 딜이 유럽과 미국시장을 거쳐 40억달러가 넘는 주문을 바탕으로 최종 프라이싱을 확정,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2008년 9월15일,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구호가 무색하게도 미국의 증권명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이라는 충격적 뉴스가 온 매체를 뒤덮었던 그날로부터 정확히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리먼사태의 여파는 컸다. 주요국 증시급락에 은행 간에도 돈이 돌지 않는 최악의 신용경색이 초래됐다. 우리 경제에 미친 충격도 커서 주가지수 반토막, 환율 고공행진이 야기됐다. 특히 시장기능이 멈출 정도의 국제 신용경색으로 한국 금융기관의 중장기 외화차입은 사실상 막혀 차입금리는 그 논의조차 무의미한 상태였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지난 2년간 우리 경제는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재정, 통화정책과 위기극복 노력이 성과를 거둬 경제협력개발국(OECD)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또한 한국계 해외기채도 시장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신용스프레드도 축소세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 이번 정책금융공사 글로벌 채권의 발행이 리먼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위상 및 한국계 차입활동과 관련해 제시한 의미들을 짚어 보고자 한다.

일단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확인이다. 정부의 직접 외화채권발행이 1년 이상 없었던 상황에서 대표적 정부기관인 정책금융공사의 신용도와 강점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공유는 한국경제의 성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공사는 성장, 국제수지, 재정 등 한국경제의 강한 펀더멘털과 리먼사태 이후 각국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등급이 오른 점 등을 강조했다. 또 시장유동성이 풍부하다 하더라도 투자할 만한 국가는 세계경제의 활력소인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이 최고라는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또 이번 발행은 한국계 채권발행의 '리먼사태 이전'으로의 복귀를 보여줬다. 이번 공사의 6년 만기 글로벌 채권에 적용된 신용스프레드는 5년 만기 미국채금리에 182.5bp를 가산한 것으로, 변동금리로의 스와프 후 조달금리도 리보(libor)에의 가산금리가 128bp이다. 이 두 가지 모두 리먼사태 이후 최저수준으로서, 2008년 상반기 국책은행의 조달금리(신용스프레드 180bp 이상, 리보 기준 가산금리 130~140bp) 수준 이내로 회복한 것에 의의가 있다. 주가지수가 1800선을 넘고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 중반으로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지금 국제 신용시장에서도 한국물의 리먼사태 수준 이전 회복의 첫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출범 이후 각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구축해 온 정책금융공사는 외자조달업무에 있어서도 소요자금조달의 차원을 넘어 한국물의 벤치마크 역할을 수행할 것을 목표로 삼아 왔다. 이번 글로벌 채권 발행을 계기로 한국경제의 위상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시장 가격변수인 조달금리의 '리먼사태 이전' 복귀를 가시화했다. 앞으로 한국계 기관의 외화채권 발행이 그 추세를 더욱 공고히 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9ㆍ11 사건 9주년과 리먼사태 후 2년이 되는 올해 9월, 국제금융시장은 여전히 미국경제의 더블딥 논쟁과 이를 둘러싼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프라이싱을 최종 결정하고 뉴욕출장팀을 전화로 격려하던 중 지금은 바클레이즈 건물이 된 옛 리먼 브러더스 건물이 떠올랐다. 이번 공사의 글로벌 채권 발행결과는 리먼사태 이후 2년을 되돌아보며 새삼 금석지감을 느끼게 하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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